개그맨 김병만씨가 기발한 아이디어와 몸을 날리는 연기, 넉살 좋은 입담을 보여주며 3년 11개월을 끌어온 '달인'코너가 내일 막을 내린다.
김병만씨는 개그맨들이 대부분 그렇듯, 힘들고 외로운 무명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4년 동안 연극계에서 바닥 생활을 하며 무대공포증을 없앨 만큼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개그콘서트'에 출연했지만 몸 잘 쓰는 개그맨으로 분류돼 절치부심 7년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의 머릿속은 시청자들이 웃을 수 있는 소재를 찾고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구성과 연기를 끌어내는 일로 가득 차있다.
'달인' 김병만의 성공비결
그의 성공 비결은 단순하다. 단점은 고치고 모자란 부분은 보완했으며,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염두에 두었다. 인기가 있다고 거만하지 않았고, 시청자들이 직접 보지 못해도 자신이 얼마나 땀 흘렸는지 알 수 있을 만큼 흐트러짐 없이 노력했다. 시청자들이 박수를 보내는 것은 그들이 김병만씨에게 바라는 것을 그가 콕 집어 보여준다는 것, 그가 일주일 동안 시청자들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연습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한나라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책 강화에 나섰다. SNS를 적극 활용하지 않고서는 2040세대의 표심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이 10ㆍ26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치 공무원들이 대형 사건ㆍ사고가 터진 뒤에야 허겁지겁 내놓는 대책처럼 형식적이고 고답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외부 전문가와 유명 사용자를 영입하고 대학생 디지털위원을 모집한다는 정도가 눈에 띄지만 제대로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선거전에서 SNS가 위력을 키워가고 있으니 한나라당으로서는 어떻게든 대책과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SNS에 대해 무지한 듯하다. SNS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 부족해 보인다. 그러니 잘못된 방법론만 난무하는 것이다.
SNS를 사용하기만 하면 유권자들과 소통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SNS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도구일 뿐이다. 그 자체가, 또는 그것을 이용하는 행위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때문에 SNS를 사용하기 전에 열과 성을 다해 사용자들과 대화하려는 의지와 태도를 갖추지 않는다면 SNS는 하나마나다. 한마디로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SNS를 이용하는 것은 지역구를 돌며 주민들과 부지런히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목소리를 의정활동에 반영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저 선거철이 다가올 때쯤 불쑥 나타나면 손가락질을 받는 것처럼 표만 의식한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글도 티가 나기 때문에 외면 받기 쉽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트위터를 보면 자신을 홍보하는 내용 일색이다. 유권자의 다정한 인삿말에도, 사정 딱한 민원에도, 엄한 충고나 날 선 꾸짖음에도 묵묵부답이다.
SNS는 개방, 공유, 참여, 진정성이 특징인 쌍방향적 미디어인데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기본기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다. 더구나 최근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발의ㆍ철회 소동에서 보듯 한나라당은 여전히 SNS 공간을 통제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 그런 인식의 토양을 뚫고 2040세대와 나누려는 진정한 소통이 싹틀 수 있을까. 참 답답한 노릇이다.
진정으로 노력하는 자세를
김병만씨는 인기 절정의 시점에 매너리즘에 빠질까 두려워 '달인'을 떠난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무대를 향한, 시청자들을 향한 그의 인내와 노력, 절제와 겸양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 시청자의 눈으로 '달인'을 보며 소재와 구상을 가다듬기 위해 늘 시청자 마음 속으로 들어갔던 그의 소통하는 자세를 체득해야 한다. 그것이 내키지 않는 SNS 사용법을 익히고 보좌진을 시켜 SNS에 홍보성 글을 올리는데 급급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SNS 공간에서 진정성 없는, 마음에도 없는 말과 글은 스팸 취급 받기 십상이다.
황상진 부국장 겸 디지털뉴스부장 apr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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