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 외국어(영어) 영역의 등급 구분 예상점수(등급컷ㆍ원점수 기준)는 지난해보다 8~10점 가까이 올라갈 정도로 쉬웠지만 언어 영역과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 '가'형은 상대적으로 까다로워 영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수능 문제가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쉬웠던 것은 분명하지만 "생각만큼 많이 쉽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외국어 영역의 만점자 비율은 3%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반면, 언어 영역과 수리 '가'형의 만점자 비율은 0.3~0.4% 수준에 불과해 당초 교육 당국이 공언했던 '1% 만점자 비율'을 크게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다.
11일 입시업체 메가스터디가 수험생 8만7,860명의 가채점 결과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영역별 1등급 컷은 언어 93점, 수리 '가'형 89점, 수리 '나'형 96점, 외국어 98점으로 각각 예상됐다. 지난해 수능 1등급 컷은 언어 90점, 수리 '가'형 79점, 수리 '나'형 89점, 외국어 90점으로, 올해 수능이 영역별로 3~10점 가량 상승한 셈이다. 진학사와 유웨이중앙교육 등 다른 업체의 가채점 결과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했다.
'비문학이 까다로웠다'는 평가가 나온 언어 영역은 1등급 컷이 작년보다 3점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수리 '가'형은 등급컷이 지난해보다 10점 가량 상승했지만 워낙 고난도의 문제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1등급컷은 89점으로 예상됐다. 메가스터디 손은진 전무는 "수리 '가'형이 매우 어렵게 출제된 작년 수능보다는 등급컷이 크게 상승했지만 올해 6, 9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는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올 수능에서 가장 변별력이 높은 영역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외국어 영역은 1등급 컷이 98점으로 예상돼 지난해 수능보다 8점 올라갔고, 2~5등급도 11~14점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 두 문제만 실수로 틀려도 1등급을 받을 수 없게 돼 영어 실력이 뛰어난 외국어고 출신 수험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과생들이 응시하는 수리 '나'형도 1등급 컷은 7점 정도 오르고, 2~5등급 컷은 각각 11~14점 오를 것으로 예상돼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들은 변별력 확보가 쉽지 않게 됐다. 김명찬 종로학원 입시연구소장은 "올해의 경우 동점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영역별 반영 비율을 꼼꼼히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는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언어 0.33%, 수리 '가'형 0.43%, 수리 '나'형 1.5%, 외국어 3.06%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투스청솔학원은 언어 0.25%, 수리 '가'형 0.2%, 수리 '나'형 0.8%, 외국어 1.7%로 상대적으로 낮게 분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이번 수능을 쉽게 냈다고 교육당국은 밝혔지만 수험생들은 채점 이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보다 많아지겠지만 영역별 편차가 커 3개 영역 모두 만점을 받는 수험생은 상당히 적을 것"이라며 변별력 확보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 소장은 "가채점한 결과를 토대로 예상한 만큼 점수가 나왔다면 정시 모집에 비중을 둬 지원 대학의 요강을 꼼꼼히 살펴야 하고, 수능점수에 자신이 없다면 당장 시작되는 수시 2차 모집을 챙기고 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교과부는 이번 수능의 부정행위자 160명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휴대전화, MP3 등 반입금지 물품을 소지하고 있다 적발된 수험생이 90명으로 가장 많았고, 4교시 선택과목 응시방법 위반은 55명으로 나타났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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