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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소설(小雪)과 독서삼여(讀書三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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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소설(小雪)과 독서삼여(讀書三餘)

입력
2011.11.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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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은 소설이다.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인 소설은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이후 15일이고,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전 약 15일에 든다고 한다.

요즘 예년 날씨답지 않게 온화한 기온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된다고 하여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 라는 속담이 있다. 그래서 소설 전에 김장을 하기 위해 서두르며 시래기를 엮거나 무말랭이나 호박을 썰어 말리기도 하고 목화를 따서 손을 보기도 한다. 어렸을 적 어머니의 잔소리를 들으며 무나 호박을 썰어 널고 해질녘 걷어 들이곤 하였다. 지금에 와서 보면 우리의 먹거리가 건강식이며 매우 몸에 이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는 그 일이 싫고 어머니가 야속하기도 했었다.

그러면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는 독서를 하기 좋은 계절은 언제일까? 이에 대한 답은 '독서삼여'라는 고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후한 말기에 어떤 사람이 조조 밑에서 벼슬을 지냈던 동우(董遇)라는 사람에게 가르침을 청했으나, 그는 "몇 번이고 책을 읽어보면 스스로 그 뜻을 알게 된다" 라는 말로 대신 하자 "책을 읽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동우라는 사람이 다시 말하기를 "겨울은 한 해의 나머지요, 밤은 하루의 나머지이며, 비(雨)는 때의 나머지이니 마땅히 이 '삼여'로서 책을 읽으면 된다"라고 했다는데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삼여'는 계절 중에선 겨울이, 또 하루 중에서는 밤이, 날씨 중에서는 비 올 때를 말한다. 입동이후 소설(小雪)이 다가오고 있다. 지금이 '독서삼여(讀書三餘)'의 의미대로 진정 독서를 할 수 있는 계절이 아닐까 싶은 마음이다.

이재훈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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