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캐슬 유나이티드의 119년 역사가 사라진다. 1892년 완공된 세인트 제임스 스타디움은 그 동안 뉴캐슬 팬들의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뉴캐슬은 지난 10일(한국시간) 119년 동안 사용했던 세인트 제임스 스타디움의 명칭을 '스포츠 다이렉트 아레나'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올해만 벌써 2개 구단이 홈 구장 이름을 변경했다. EPL 각 구단들의 홈 구장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맨시티·위건도 이름 장사
뉴캐슬은 올 시즌 쾌조의 레이스를 보이고 있다. 13경기(7승4무)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뉴캐슬은 3위에 오르며 명가 부활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뉴캐슬은 거부들이 인수한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에 비해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빈곤한 자금력은 선수 영입에 걸림돌이 된다. 이 같은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 애슐리 뉴캐슬 구단주는 '팀 역사'와 궤를 함께 하는 스타디움의 이름을 팔았다.
뉴캐슬은 영국의 최대 스포츠 용품 유통업체인 '스포츠 다이렉트'에 스타디움 명칭권을 넘겼다. 이로 인해 세인트 제임스 스타디움은 '스포츠 다이렉트 아레나'로 바뀌게 됐다. 애슐리 구단주는 "1년에 1,000만파운드의 재정 확충이 가능해졌다. 자금 확보로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반겼다. 그러나 뉴캐슬 팬들은 단단히 뿔이 났다. 한 팬은 "세인트 제임스 스타디움은 뉴캐슬의 살아있는 역사다. 리버풀 같은 명문구단은 돈 때문에 '자부심'을 버리지 않았다"고 탄식했다.
맨시티도 지난 7월 뉴캐슬과 같은 이유로 이름을 변경했다. 시티 오브 맨체스터에서 이티하드 스타디움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맨시티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이티하드항공과 홈 구장 명칭권 계약을 했다. 10년간 1억5,000만파운드(약 2,7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는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었다. 위건도 99년 완공 후 10년간 사용했던 JJB 스타디움을 2009년 DW 스타디움으로 바꿨다. 데이브 월란 구단주의 'DW 스포츠 피트니스닷컴' 사업 지원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탄생때부터 스폰서 스타디움
준공때부터 기업의 후원을 받는 '스폰서 스타디움'도 있다. 아스널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이 대표적이다. 아스널은 신축구장 설계 때부터 에미리트항공의 후원을 받아 공사비를 충당했다. 아스널의 홈 구장 명칭권 계약 규모는 15년간 1억파운드(약 1,800억원)에 달했다. 아스널은 비록 고유의 홈 구장 명칭을 갖진 못했지만 '명물'로 자리잡은 훌륭한 스타디움을 스폰서의 도움으로 얻게 됐다.
이청용이 뛰고 있는 볼턴도 97년 신축구장이 완공되면서부터 리복 스타디움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 스포츠 용품업체인 리복은 볼턴의 든든한 후원자로 팀 재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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