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국내 가구의 부채가 자산보다 더 빨리 늘어났다. 가구당 평균 빚은 사상 처음 5,000만원을 넘었으며, 실제 빚을 지고 있는 가구들의 평균 부채는 8,300만원에 달했다. 상ㆍ하위 20% 계층간 자산 격차는 8억원에 육박했으며 빚 갚을 능력의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금융감독원,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11일 발표한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부채액은 1년 전(작년 2월 말)보다 12.7% 늘어난 5,205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7.5% 늘어난 평균 자산(2억9,765만원)보다 증가율이 높은 것이다.
가구들이 금융권에 지고 있는 빚은 전체 부채의 약 70%(3,597만원)로 작년보다 14.2% 늘었으며, 이 중 절반 이상(55%ㆍ2,850만원)이 담보대출이었다. 빚이 있는 가구는 전체의 62.8%로 1년 전보다 3%포인트 늘었으며, 이들의 평균 부채는 7.3% 증가한 8,289만원이었다.
국내 가구자산의 4분의 3 가량(73.6%)은 부동산(2억1,907만원)이었고, 금융자산(6,903만원)은 23.2%에 그쳤다.
상ㆍ하위 계층간 자산이나 빚 감당능력의 차이는 여전히 컸다. 계층간 자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뜻)는 작년 0.628에서 올해 0.619로 소폭 하락했고 상위 10% 계층이 보유한 순자산 비중도 같은 기간 47.3%에서 46.1%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부의 편중이 심각한 수준이다.
상위 20%의 평균 순자산은 7억8,435만원으로 부채가 많아 순자산이 마이너스(-155만원)인 하위 20% 계층과 8억원 가까운(7억8,590만원) 차이를 보였다. 격차는 작년(7억5,499만원)보다 더 벌어졌다. 소득 하위 20%는 당장 쓸 수 있는 돈(가처분소득)보다 금융 빚이 2배 이상(201.7%) 많은 반면, 상위 20%는 그 격차가 작년 115.5%에서 올해 106%로 오히려 줄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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