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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압수수색 성과 얼마나/ 검찰, SK 핵심 계열사에서 비밀창고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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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압수수색 성과 얼마나/ 검찰, SK 핵심 계열사에서 비밀창고 발견

입력
2011.11.1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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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틀에 걸쳐 SK그룹과 관련 회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파죽지세로 수사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SK 측은 여전히 최태원 회장 형제의 무혐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수사팀이 6개월간의 내사와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이미 승기를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SK 본사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SK 측이 사전에 수사에 대비한 정황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 출구를 열고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수사팀이 현장에서 해당 직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상부의 지시로 실제 체포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방해를 당장 문제삼을 경우 본안이 흐려질 수 있다"며 "사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그때 처리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SK 측이 사전에 수사에 대비하고 압수수색에도 저항한 정황이 다수 있음에도 검찰이 이처럼 여유를 보이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수사팀은 압수수색 당시 현장 수사관의 기지로 SK 핵심 계열사 건물에서 '비밀창고'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도 사용 중인 것으로 보이는 노트북과 하드디스크, 그리고 서류들을 발견했다"며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는 압수물 분석이 끝나야 알 수 있지만 비밀리에 보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하면서 SK가 사전에 대비한 정황이 있기는 했으나 건질 건 다 건졌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미 내사 단계에서 혐의점이 상당 부분 확인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그동안 최 회장 일가의 5,000억원대 선물투자 전모를 밝히기 위해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해 왔다. 최 회장 일가의 선물투자에는 모두 1,500여개의 계좌가 동원됐고, 이 계좌들을 거쳐간 돈을 단순 합산하면 무려 2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가 "지금까지 큰 줄기의 계좌는 다 봤다. 그 밑에 있는 모세혈관 같은 계좌는 더 볼 게 있다"고 말한 것에 비춰 계좌추적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압수수색 직전 SK 측 변호인이 최재원 부회장의 출국금지를 해제하기 위해 전방위로 검찰에 로비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도 수사팀이 계좌추적을 통해 사실상 이미 '대어'를 낚은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단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내주부터 관련자 소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 회장 형제를 대신해 선물투자를 해 주고 횡령 자금 조성에도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전 SK해운 고문 출신 무속인 김원홍(50)씨에 대한 소환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SK 측에 지난 3월 중국으로 출국한 김씨를 귀국시킬 것을 종용해 왔으나, 여의치 않으면 강제송환 절차도 밟겠다는 입장이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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