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의 가격이 지난해 지역에 따라 최대 4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2009년)의 3배 차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보건복지부의 224개 지자체별 다소비 일반의약품 가격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젤콤정의 경우 최고가는 2,000원으로 최저가(500원)의 4배에 달했다고 10일 밝혔다. 복합마데카솔 최고가는 7,600원으로 최저가(2,800원)와 4,600원이나 차이가 났다. 용각산, 훼라민큐정 등은 지역에 따라 1.4배, 1.3배의 가격차가 났고, 박카스디액은 1.2배의 편차를 보였다. 약품별 최고가격은 대도시보다는 일반 시군 지역이 많아,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지역의 주민들이 더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전현희 민주당 의원의 분석한 자료에서는 지역별로 약값 차이가 최대 6배나 났다. 정부는 자율경쟁을 통해 가격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고 의약품 판매자 가격표시제(오픈프라이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지역별 격차만 키우고 있는 꼴이다.
경실련은 “2009년 의약품 가격(지역별 3배 차이)보다 격차가 더 커졌는데도, 정부의 의약품 가격조사방식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간 4회 실시하던 가격조사는 2008년 연 2회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연 1회로 축소됐고,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가격 정보 공개를 지자체에 일임했다. 또 가격표시제를 제대로 시행하는지 점검하는 대상도 연간 전체 약국의 6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격표시제 미기재 적발건수는 3년간 총 67건에 불과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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