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29ㆍ롯데)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한 일본 프로구단은 오릭스 버팔로스였다.
일본 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0일 “그 동안 이대호에게 높은 관심을 보인 오릭스가 일본야구기구(NPB)에 정식으로 신분조회를 요청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FA 신분인 이대호와 20일부터 협상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오릭스, 이대호 신분 조회 이유는
오릭스는 지난달 26일 언론을 통해 2년간 5억엔(약 75억원)이라는 구체적인 몸값을 제시한 구단이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이미 “퍼시픽리그에는 좋은 좌투수가 많기 때문에 우리 타선 중심에는 오른손 타자가 필요하다”고 거포 보강을 요청했고, 나카무라 준 국제스카우트 역시 “분명한 점은 이대호가 우리의 영입 후보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시즌 오릭스의 팀 홈런은 고작 76개이다. 새로 바뀐 공인구가 투수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T-오카다(16개), 아롬 발디리스(18개) 등을 제외하면 거포가 없다.
이대호는 지난해 전인미답의 타격 7관왕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타격(0.357), 최다안타(176개), 출루율(0.433) 등 3관왕에 오르며 이름값을 했다. 만약 무릎과 발목 부상만 없었다면 삼성 최형우에게 뺏긴 홈런(27개)과 타점(113개), 장타율(0.578) 타이틀도 가져갈 수 있었다.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매력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는 방송 중계권료다. 일본 구단은 한국 선수들의 높은 몸값을 중계권료로 충당한다. 지난해 오릭스가 이승엽, 박찬호를 모두 잡을 수 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오릭스는 올시즌 외국인 타자 3명과 재계약 하지 않았다. 이대호에게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지바 롯데는 왜 소극적인가
의외로 지바 롯데는 잠잠하다. 지바 롯데는 지난해까지 김태균이 뛰었고 이승엽도 한 때 몸 담는 등 한국 선수와 인연이 깊다. 또 오릭스와 마찬가지로 퍼시픽리그(지명타자 제도)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대호에게 수비 부담을 덜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바 롯데는 시즌 중반 잠시 관심을 보였을 뿐, 이대호에 대한 영입 시도를 철회했다.
문제는 역시 롯데와의 관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바 롯데의 구단주 대행이자 롯데의 실질적인 오너. 만약 이대호를 영입할 경우 ‘제 살 깎아 먹기’란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배재후 롯데 단장이 “이대호를 놓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역대 최고 대우로 반드시 잡는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지바 롯데가 영입 시도를 하기는 다소 부담스러워 보인다.
한편 롯데는 가급적 이른 시간 내에 이대호와의 계약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배 단장은 “길게 끌고 가고 싶지 않다. 최대한 빨리 사인을 받고 싶다. 이대호에게는 무조건 최고 대우다. 심정수(2004년ㆍ4년 60억 원) 보다 많이 주겠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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