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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행진 끝없다… 대형마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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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행진 끝없다… 대형마트의 힘

입력
2011.11.0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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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힘이 대단하다. 반값TV로 돌풍을 일으키더니 이번엔 반값휴대폰까지 팔고 있다. 원두를 해외에서 직접 사와 커피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대형마트발(發) 가격파괴 바람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 동안 대형마트들은 '100원 경쟁'을 벌여 왔다. A마트에서 '9,900원 청바지'를 내놓으면 B마트에서 바로 '9,800원 청바지'를 내놓는 식이다. 단 돈 100원이라도 싸게 파는 이른바 '최저가 경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쟁의 초점이 가격을 넘어 상품 자체로 바뀌고 있다. 경쟁사가 판매하지 않는 '온리 원(only one)'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한 손엔 저렴한 가격, 다른 한 손엔 다양한 상품을 무기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남과 다른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대형마트들이 취하는 전략은 '직(直)소싱'이다. 중간유통 단계를 없애고 아예 직접 물품을 발주하는 것이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거품이 크게 끼는 수입상품을 현지에서 직접 구매함으로써 훨씬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말 출시해 3일 만에 준비한 5,000대가 매진된 이마트 '드림뷰TV'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대기업이 파는 가전제품은 해외에 비해 국내 가격이 비싸다. 유통업체보다 제조사의 지배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마트는 대만의 세계 최대 LCD 생산업체인 TPV으로부터 직접 구입함으로써 국내 대기업제품보다 20~40% 가량 저렴한 가격에 TV를 판매할 수 있었다.

브라질 원두커피 농장에서 원두를 직접 들여와 판매하는 이마트의 '브라질 세라도 원두커피'도 그런 경우. 수입업자로부터 원두를 사는 게 아니라 브라질로 날아가 직접 원두를 사옴으로써, 20%나 싼 커피를 판매하게 됐다. 롯데마트 역시 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 오염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일본바다에서 잡힌 생선을 기피하자, 캐나다에서 생태를 직접 공수해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이제 유형의 상품을 넘어 서비스 자체를 팔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도 팔고, 이동통신도 팔고, 보험상품과 카드도 판다.

홈플러스의 경우 금융, 통신, 생활 등 3가지 사업분야에서 29가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마트 내에서 보험상담이 가능한 '마트슈랑스'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지난해만 19만명에 이른다. 2009년부터는 하나은행과 제휴해 일부 점포 내에 '365일 연중무휴 은행'도 열고 있다.

인터넷과 보험, 어린이 방문학습지 등의 임대매장을 운영했던 이마트는 이번에 이동통신 재판매(MVNO) 사업을 하는 프리텔레콤에도 공간을 임대, 서비스 판매의 범위를 확장했다. 이마트는 11일부터 전국 130개 매장에 입점해 있는 휴대폰 대리점 '모바일 이마트'에서 MVNO 사업자인 프리텔레콤의 휴대폰을 판매한다. KT에서 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텔레콤이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기본료가 최소 4,500원인 후불 요금제다. 1만2,000원인 KT의 기본료보다 50% 이상 저렴하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형마트가 직접 사업자가 되어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서비스업체에 공간을 임대하는 수준이지만 국내의 까다로운 통신ㆍ금융 서비스규제가 점차 완화될 경우 유통업체가 직접 서비스판매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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