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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현대에 선수치기/ 제로카드보다 3일 먼저 숫자 카드 출시해 허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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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현대에 선수치기/ 제로카드보다 3일 먼저 숫자 카드 출시해 허찔러

입력
2011.11.0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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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보고 있나?"

삼성카드가 숫자 시리즈 카드로 반격에 나선다. 이 상품은 제공 혜택의 가짓수를 카드에 숫자로 표시한 게 핵심인데, 11일 출시한다고 삼성카드 관계자가 9일 밝혔다. 이는 라이벌 현대카드가 일년간 공들인 '제로(ZERO)카드' 출시예정일 보다 3일 앞선 것.

업계 2위를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성격은 물론 외양까지 닮은 상품을 나란히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카드는 2001년 출범 당시 시장 점유율이 1.8%에 불과했지만 2년 뒤 정태영 사장 취임 후 알파벳 시리즈를 히트시키면서 지금은 삼성카드를 제치고 업계 3위(13%)로 우뚝 섰다. 2000년대 초 업계 1위였던 삼성카드는 현대카드가 승승장구하는 사이 4위(12%)로 밀려난 상황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2003년 카드대란 이후 보수적 경영을 강조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입장을 바꿔 성장에 초점을 맞추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특명을 받고 작년 말 삼성카드 수장이 된 최치훈 사장이 취임 1년여 만에 내놓은 야심작이 바로 숫자 시리즈 카드다. 이 카드의 오른쪽 상단에는 1~7의 숫자가 표시돼 있다. 핵심 혜택의 가짓수를 나타낸다. 1번 카드는 주요 혜택이 한 개, 7번 카드는 일곱 개란 뜻이다. 단순명료한 표현법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인데, 현대카드가 알파벳(핵심혜택 이니셜)과 숫자(혜택 정도), 색깔(연회비 차이)로 이미지를 구축한 것과 많이 닮았다.

특히 출시를 앞둔 현대카드의 제로카드는 이 3가지 범주 가운데 숫자를 완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무 조건 없이 결제할 때마다 최대 1.2%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무(無)조건 무한혜택' 카드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숫자 카드로 격돌하게 되는 셈인데, 삼성카드 상품이 3일 먼저 세상에 나와 선수를 친 것이다.

선수를 빼앗긴 현대카드는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정태영 사장이 트위터를 통해 제로카드 출시를 밝히자 삼성카드가 서둘러 출시일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누가 원조인지 분명하기 때문에 삼성카드의 행보를 의식하지 않고 본래 일정대로 제로카드 출시 및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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