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계절학기 수강신청이 시작된 지난 7일부터 서울대 학생 게시판은 계절학기 개설 과목에 대한 지적으로 들끓고 있다. 학생들은 "계절학기 개설 과목에 학생들 수요가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다"며 "학사과에 개선을 요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과학교육과 09학번 가석현(22)씨는 "교직 과목을 들어야 하는데 수강신청 시작 10분만에 마감돼 신청하지 못했다"며 "과목이 학생 수요에 비해 너무 적게 개설된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 필수 과목인 대학국어와 대학영어를 들으려다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 내년 2월 졸업예정자들은 게시판에"가격 상관 없이 수강권을 산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학사과는 "개설 과목을 정하기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수요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범대 학생회장인 지구과학교육과 07학번 전준민(22)씨는 "대다수 학생들이 수요조사가 진행된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홍보가 안돼 있고, 따라서 참여율이 낮아 결과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더구나 수요조사 결과는 해당 학과들이 과목을 개설하는 데 참고 사항으로만 이용될 뿐, 의무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수요와 상관 없이 개설 여부가 결정되는 과목이 많다. '2011 동계 계절학기 교과목 수요조사 결과'에서 학생 수요가 3번째로 높았던 '시장경제와 법', 5번째로 높았던 '과학과 기술 글쓰기'는 개설 과목에서 빠졌고 학생 수요가 전혀 없었던 '서양미술의 이해'는 정원 150명짜리 강좌 2개가 개설됐다.
"학과 편의가 아닌 학생 수요를 고려해달라"는 항의가 이어지자 학사과는 국어국문학과에 대학국어 과목수를 늘릴 것을 요청하고, 졸업필수과목의 경우 정원의 20% 내에서 수강 신청을 더 받도록 조치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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