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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액션 '무협' '신들의 전쟁' 10일 개봉/ CSI같은 중국 무협 vs SF같은 영웅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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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액션 '무협' '신들의 전쟁' 10일 개봉/ CSI같은 중국 무협 vs SF같은 영웅 신화

입력
2011.11.0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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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으면 강해진다.' 10일 개봉하는 퓨전 액션 '무협'과 '신들의 전쟁'의 흥행 명제다. '무협'은 무협과 과학수사물의 혼합을 시도하고, '신들의 전쟁'은 그리스 신화에 현대적 감성을 덧입혔다. 낯설지만 흥미로운 조화. 두 영화는 무미건조한 정통성과 예측가능성에 반기를 들며 영화적 재미를 안기려 한다.

먼저 '무협'. 멜로영화 '첨밀밀'로 국내에 적지 않은 팬을 지닌 홍콩 감독 첸커신(陳可辛)이 연출을 맡았다. '색, 계'와 '만추'의 탕웨이(湯唯)가 출연하고, 여성 관객의 시선을 잡을 스타 진청우(金城武)가 등장한다. 홍콩 영화계에서 첫 손에 꼽히는 액션배우 전쯔단(甄子丹)도 스크린을 장식한다. 스태프와 배우의 구성만으로도 예측 불가능이다.

청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한 '무협'은 도입부터 물음표를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가족의 행복에 의지하며 종이 만드는 일을 묵묵히 이어가는 촌부 진시(전쯔단)가 우연찮게 식당에서 강도들을 때려잡게 되는 사건의 수사를 바이쥬(진청이)가 맡으면서 영화는 미로를 만들어간다. 강도들의 급소를 정확하게 찾아 쓰러뜨린 진시의 정체에 대한 의문, 아픈 과거의 기억 때문에 사람보다 법을 더 믿는 바이쥬의 집요한 수사가 밀도 높은 긴장을 조성해 간다.

과학적 수사기법이 전면에 나서고 옛 일로부터 도망치려는 무림고수 진시와 그를 감옥에 넣으려는 바이쥬의 갈등이 최고점에 달할 무렵 영화는 무협물로 방향을 급선회한다. 진시를 찾는 잔악한 범죄집단 72파가 둘 사이에 끼어들면서 날렵하고도 화려한 몸동작들이 스크린을 채운다. 과학수사물과 무협물의 접목으로 여러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결국 두 개의 몸통으로 이뤄진 듯한 구성이 이 영화의 약점. 1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신들의 전쟁'은 신의 권위에 도전하며 악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왕 하이페리온(미키 루크)과 이에 맞서는 평민 신분의 영웅 테세우스(헨리 카빌)의 대결을 그린다. 절대적으로 열세일 수밖에 없는 테세우스의 후원자는 신 중의 신 제우스. 그는 난세를 예감하고 인간으로 변해 테세우스의 무공 쌓기를 돕는다. 인간의 전쟁엔 신들이 개입할 수 없다는 규율 속에서 하이페리온과 테세우스의 힘의 균형을 맞춰 가는 신들의 사연이 흥미로운 영화다.

어두운 톤의 비주얼이 역설적으로 화려하다. 장면 하나하나에 공들이고 이들을 매끄럽게 이어 붙이는 세공술이 탁월하다. 배경은 고대 그리스이지만 SF영화 '매트릭스'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화려한 카메라 움직임과 컴퓨터그래픽이 동원됐다.

감독은 인도 출신의 타셈 싱. '더 셀'과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으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비주얼리스트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테세우스의 활약을 예지하고 그와 사랑에 빠지는 예언자 페드라는 인도 배우 프리다 핀토가 연기한다. 그리스 신화에 현대적 액션과 인도의 감성이 입혀졌으니 가히 퓨전 액션이라 할만하다. 머리가 박살 나는 잔혹한 장면 등에선 눈이 질끈 감긴다. 여러 미덕을 지닌 영화임에도 아무에게나 선뜻 추천할 수 없는 이유다. 10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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