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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앞둔 '티끌모아 로맨스' 주연 송중기/ "오글오글한 연기 안 가리지만…실제요? 좀 까칠한 남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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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앞둔 '티끌모아 로맨스' 주연 송중기/ "오글오글한 연기 안 가리지만…실제요? 좀 까칠한 남잔데요"

입력
2011.11.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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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이면 되는 거였어?' 지난 6일 밤 KBS 2TV '개그콘서트' 방송 뒤 30대 여성이 트위터에 올린 반응. 인기 코너 '생활의 발견'에 개그맨 신보라의 연하 연인으로 깜짝 출연한 송중기가 용돈 2만원을 받고선 신보라의 뺨에 키스를 두 번 한 것에 대한 탄식 어린 시청 소감이었다. 요즘 10대부터 30대까지 여성들이 두루 좋아하는 매력남으로 떠오른 송중기의 인기가 가히 짐작될 만한 표현이다.

뽀얀 피부와 맑은 미소를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송중기(26)를 8일 오후 서울 사간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생각보다 굵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질문에 응하는 그의 첫 인상은 '참, 반듯하다'였다. 그는 최근 SBS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젊은 세종으로 다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데 이어 영화 '티끌 모아 로맨스'의 개봉(10일)을 앞두고 있다.

'티끌 모아 로맨스'는 88만원 세대의 고통을 로맨스코미디의 자장 안에서 무난하게 표현한 작품. 철도 없고 대책도 없는 무사태평 청년 천지웅(송중기)과 해야 할 일만 하는 짠순이 구홍실(한예슬)의 밀고 당기는 사랑이 달달한 감정을 불러낸다. 천지웅은 여자와의 잠자리를 위해선 거짓말을 서슴지 않고 88만원 명품 구두도 기꺼이 선물하지만 침 흘리며 야한 동영상을 보거나 술 마시고 평상에 쓰러져 자는 지질한 행각에선 친밀감이 느껴지는 인물이다. '개그콘서트'에 출연해 '뿌잉뿌잉'하며 귀여운 동작까지 취한 송중기의 모습과도 일맥상통해 보인다.

하지만 정작 송중기는 "카메라 앞이면 뭐든 다하지만 평소엔 애교 있는 성격은 아니다"라고 했다. "인터넷에 뜬 '개그콘서트' 동영상을 다시 보고선 장난 아니게 손발이 오글거렸어요. 장난도 잘 치지만 싫어하면 싫다고 바로 말도 하는 좀 까칠한 성격이에요."

송중기는 2008년 '쌍화점'에서 고려 왕의 곱상한 호위 무사로 출연해 처음 얼굴을 알렸다. 또래에 비하면 늦은 데뷔. 그가 "현장에서 많이 부딪치며 경험을 쌓고 싶어하는" 이유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등의 인기를 발판 삼아 주연급으로 올라섰지만, 출연 분량이 고작 4회에 불과한 '뿌리 깊은 나무'에 기꺼이 출연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차)태현 형은 '너 미쳤냐'라고 할 정도로 주위에서 출연을 말렸어요. 미니시리즈 등 여러 작품 포기하고 택한 게 큰 모험이긴 하죠. 하지만 전 팬들이 정한 취향이나 인기에 연연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면 제 생활이 피곤해지잖아요."

"10대 시절 길거리 캐스팅 제의를 몇 번 받고 좀 우쭐하기도 했다"는 송중기는 대학(성균관대) 2학년 때 연기학원에 등록하며 배우의 길을 택했다. "부모님 몰래 자취방 보증금 빼고 월세를 미리 받아 학원비를 충당하며" 1년여 연기 공부를 했다. 어머니는 금세 눈치를 채고 몰래 지원을 했지만 아버지는 매니지먼트 회사와 계약할 때서야 아들의 진로를 알았다고 한다. 여자들과 놀기 위해 회사 입사지원서 수수료 88만원을 보내달라는 천지웅의 철부지 행태보다는 건전하지만 아버지로서 분노를 터트릴만한 상황. "전지현, 전도연 선배 소속 회사라니 '그래 믿을 만한 회사네'라며 담담히 말씀 하시더군요. 어머니는 '쌍화점' 시사회 오셔서 '너 다섯 살 때 탤런트 시켜달라 며칠을 징징거리더니 기어이 연기를 하는구나' 말씀하셨어요. 두 분이 기분 좋아하는 모습에 제가 더 열심히 하는 듯해요."

그의 대학 친구들은 대부분 취업전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상황. 그는 "아마 배우가 되지 않았어도 방송 쪽 일을 했을 거다. 언론사 입사 준비도 한때 했다"고 말했다. "먹고 살아야 되는 문제를 고민하며 연기를 시작해 배우라는 직업을 더 진지하게 생각하는 듯하다"고도 했다.

그의 다음 영화는 12월 촬영에 들어갈 '늑대소년'이다. 그는 늑대에게 키워진 소년 역을 맡아 박보영과 사랑을 키우는 연기를 한다. "잔인한 사이코패스 연기도 하고 싶고, 4차원 캐릭터나 광기 어린 역할도 하고 싶어요. 그러나 당분간은 지금 같은 소년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전 남자 배우로 따지면 아직 갓난아기잖아요. 늦게 데뷔해 조급한 마음도 없어요."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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