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 문경은 SK 감독대행은 경기 전 “개막전(전주 KCC전)이 끝나고 감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느꼈다. 마치 방망이로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행은 “그래도 우리 팀에는 존슨이라는 걸출한 외국인센터가 있다. 40분 풀타임을 소화하지만 군소리 한 번 하지 않는다”며 “내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고 웃었다.
플로리다 주립대를 졸업하고 이번 시즌 SK 유니폼을 입은 알렉산더 존슨(28ㆍ208㎝)은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마이애미 히트 등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뛴 경력이 있다. 지난해에는 NBA 하부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휴스턴 로키츠와 단기 계약을 하기도 했다. 8일까지 경기 당 평균 득점은 28.9점으로 이 부분 1위. 10개 구단 외국인선수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존슨의 막강한 화력을 앞세운 SK가 오리온스를 86-76으로 제압했다. 존슨은 이날 38점 22리바운드로 원맨쇼를 펼쳤다. 40분 내내 협력 수비에 시달리면서도 착실하게 득점을 쌓았고 득점 2위 크리스 윌리엄스(18점)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1쿼터 팀이 기록한 21점 중 13점을 책임진 존슨은 2쿼터에도 9점을 몰아 넣었다. 특히 전반에만 1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골밑을 장악했다. 저돌적인 존슨의 플레이에 오리온스는 파울 작전으로 나섰지만 오히려 화근이 됐다. 존슨은 이날 얻어낸 자유투 14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또 승부가 갈린 4쿼터에서도 12점 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SK는 그 동안 호화멤버를 보유하고도 외국인선수와 궁합이 맞지 않아 번번이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지난해 검증된 센터 테런스 레더를 영입하고도 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존슨과 토종 선수들의 호흡이 갈수록 좋아져 올시즌 6강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 대행은 “존슨이 협력 수비가 올 때 외곽 슈터에게 패스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점점 팀 공격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리온스는 2승9패에 그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SK는 5승6패로 6위.
인천에서는 서울 삼성이 홈팀 전자랜드를 94-87로 꺾고 6연패에서 벗어났다. 이승준이 19점 16리바운드로 활약했고 퇴출이 확정된 외국인센터 라모스도 32점 10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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