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지식경제위원회(지경위)가 안철수 연구소에 대한 정부지원 예산 삭감을 놓고 어이없는 소동을 벌였다. 지경위는 8일 여야 합의로 이 연구소가 주도하는'모바일 백신 개발'사업의 내년도 지원 예산 14억원 전액을 삭감키로 했다. 그러나 대선 유력주자로 부상한 안철수 견제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어제 전체회의를 열어, 삭감된 예산은 1,427억원이 배정된 '소프트웨어ㆍ컴퓨팅산업 원천기술개발'사업 중 14억원이었다고 정정했다. 안철수 연구소 지원예산 삭감을 특정하지 않았다고 포장한 것이다.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이다. 삭감 분야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예결특위에서 안철수 연구소 예산이 삭감될 가능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 결국 지경위는 안철수 연구소 예산 삭감에 따른 부담과 책임을 예결특위로 떠넘긴 것밖에 되지 않는다. 민주당은 비난여론을 의식해 뒤늦게 안철수 연구소 관련 예산 삭감 불가를 외치지만 정치권의 안철수 견제 꼼수에 동조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 소동의 중심에는 서울시장 보선에서 박원순 후보 네거티브 공세에 앞장선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있다. 그는 이 사업이 별 성과가 없으며 경쟁력도 약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지원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해외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사업인데 경쟁력이 낮다고 도중에 예산을 없애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자유선진당의 임영호 대변인도"예산국회에서 안철수 연구소가 괘씸죄에 걸려들었다"면서 "정쟁의 눈으로 지원예산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연구소 주도 사업에 대한 예산삭감 소동은 누가 봐도 안철수 원장을 견제하려는 치졸한 행위로 비친다. 자연인인 안철수와 기업인 안철수 연구소를 구별하지 못하고 정략적 잣대를 들이대는 기성 정치권의 행태에 국민들은 또다시 실망했을 법하다. 검찰의 한미FTA 괴담 구속수사 방침 번복 소동도 마찬가지다. 이런 어이없는 발상과 행태가 겹쳐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실망과 반감을 부르고'안철수 현상'을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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