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전에 과학에 큰 기여를 못한 사람은 죽을 때까지 못 한다.”
1905년 26세의 나이에 발표한 특수상대성 이론으로 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천재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그의 이 한 마디는 많은 젊은 과학도들에게 도전정신을 불어넣었지만 대기만성형 학자에겐 초조함과 열등감을 심어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브루스 웨인버그 미 오하이오주립대 교수와 베냐민 존슨 노스웨스트대 교수가 7일 대기만성형 학자에게 희소식을 전했다.
두 교수는 1901~2008년 물리학과 화학, 의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 525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학문적 성과가 몇 살 때 정점에 이르렀는지를 분석한 결과 “과학자가 노벨상을 탈 정도의 연구 성과를 내는 나이는 평균 48세”라고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1905년 이전에는 30세 이전에 큰 과학적 업적을 낸 사람이 수상자의 20% 가까이 됐다. 40세 이전에 노벨상 수상 대상 연구를 마친 사람도 3분의 2나 됐다. 그러나 30~40대에 전성기를 구가한 과학자의 비율은 1920~30년대를 정점으로 계속 줄어 2000년대엔 30세 이전에 업적을 낸 경우는 거의 없었다.
1905년 이전과 1985년 이후를 비교하면 이 차이는 확연해지는데, 물리학 분야의 전성기는 37세에서 50세로 올라갔다. 화학분야는 36세에서 46세로, 의학분야는 38세에서 45세로 늦어졌다.
이들은 과학자의 전성기가 늦춰진 이유로 자신만의 연구를 하기 위한 기초지식을 쌓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등을 꼽았다. 1900년대 초 노벨상 수상자의 대부분은 25세 이전에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지금은 20대에 학위를 마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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