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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자들의 견제 "중국 차 질주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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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자들의 견제 "중국 차 질주 막아라"

입력
2011.11.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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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의 신경전이 치열해 지고 있다.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는 파산 위기에 빠진 73년 전통의 스웨덴 사브(SAAB)가 중국 기업들에 팔릴 경우, 9-4X 크로스오버스포츠유틸리티(CUV) 모델 공급을 중단하고, GM의 기술 사용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중국 팡다자동차와 저장영맨로터스 자동차회사는 사브의 지분 100%를 1억 유로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00년 사브를 인수했던 GM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브 매각 방침을 정했고 지난해 네덜란드계 스웨디시 오토모빌에 넘겼다. GM은 그러나 우선주를 보유하고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등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태. 사브 매각도 GM의 동의 없이는 안 된다. 9-4X역시 GM의 '캐딜락 SRX'를 기반으로 하고 GM의 멕시코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GM을 비롯해 글로벌 메이커들은 특히 중국 회사들이 사브의 새 주인이 될 경우 '기술력'과 '브랜드'라는 중국 회사의 두 가지 약점을 한꺼번에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GM은 이날 성명서에서도 "사브가 주인이 바뀌고도 GM의 기술을 계속 쓰고 9-4X를 공급받는 것은 GM주주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4일에도 GM은 "중국 및 다른 주요 시장에서 GM의 경쟁적 지위가 훼손되면 사브 매각을 지지하기 어렵다"고 밝혔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스웨덴 자동차 회사 볼보의 사례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안전성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볼보는 재정난으로 1999년 65억 달러에 미국 포드에 팔렸다. 포드는 그러나 지난해 중국 지리자동차에 18억 달러를 받고 볼보를 다시 팔았다. 새 주인을 찾은 볼보는 풍부한 자금력 덕분에 위기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중국 내 판매량을 5만대로 예상하는 볼보는 2015년 중국 내 판매량을 20만 대로 높여 잡을 만큼 부활을 자신하고 있다.

중국 토종 자동차 회사들은 10년 전만 해도 제대로 된 차를 만들기 조차 어려웠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린 세계적 자동차 회사들과 합작하는 방식으로 기술력을 얻었고, 몸집을 키웠다. 폴크스바겐, GM등과 손잡은 상하이자동차(SAIC)는 판매량에서 세계 10위 권에 가까울 만큼 성장했고, 중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도 40%를 넘겼다.

그런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세계 시장에서는 5년 여 전부터 M&A시장 매물로 나온 유명 해외 자동차 회사나 부품 회사들을 싹쓸이 하다시피 하고 있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다 2009년 경영권을 포기한 SAIC는 GM과 인도에 합작사를 세웠고, 최근 GM과 전기차 공동 개발에도 합의했다. 워렌 버핏이 투자한 회사로 유명한 비야디(BYD)자동차도 독일 다임러와 전기차 부문 제휴를 맺었고, 4월 일본 부품 금형공장을 사들였다. 현대차와 합작회사를 운영 중인 베이징자동차도 2009년 7월 오펠, 같은 해 12월 사브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100개 이상의 중국 내 자동차 회사들을 10개 남짓만 남기고 강제로 '구조조정'하려는 움직임도 업체들로 하여금 해외로 눈을 돌리도록 부추기도 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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