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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번째 도전… 운전면허 딴 1급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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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번째 도전… 운전면허 딴 1급 장애인

입력
2011.11.0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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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생기면 가장 먼저 부모님을 모시고 바닷가로 바람쐬러 가고 싶어요"

462차례 응시 끝에 '꿈에 그리던' 운전면허증을 딴 경상선(32ㆍ중복장애 1급ㆍ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씨의 작은 소망이다.

7일 꿈에 그리던 면허증(2종 자동)을 발급받은 그가 운전면허 시험에 처음 도전한 것은 7년 전인 2004년 5월. 뇌병변(3급)과 지적장애(2급)를 함께 지닌 그는 특수학교에서 고교 과정을 졸업한 이후 뚜렷한 일없이 집에서만 지내는 일상이 답답했다. "주변의 도움없이 혼자서 바깥 세상을 마음껏 돌아보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운전부터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도전은 쉽지 않았다. 첫해 53차례에 이어 해마다 50~90여 차례씩 학과 시험을 봤지만 합격선(60점)을 넘지 못했다. 장애 탓이었다. 도전 400회를 넘길 즈음 가족들의 만류가 있었다. 어머니(58)는 "성치 않은 몸으로 버스를 갈아타고 1시간이나 면허시험장을 오가는 게 안쓰러워 몇 번이나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드디어 지난 달 12일 도전 458번째 만에 65점을 받아 학과시험을 통과한 데 이어 각 두 차례의 기능, 주행 시험 끝에 지난 4일 최종 합격했다. 청주면허시험장 관계자는 "경씨는 1987년 청주 시험장이 생긴 이래 최다 응시자로 그간의 응시료만 237만 8,000원이나 된다"며 "7년 만에 학과시험에 통과한 날 우리 직원들도 기뻐서 환호성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승재(48) 청주면허시험장장은 7일 오후 경씨의 집을 찾아 꽃다발과 함께 운전면허증을 직접 전달하고, 장애에 굴하지 않고 감동의 도전 정신을 보여준 경씨를 치하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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