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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망각한 SK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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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망각한 SK 의혹

입력
2011.11.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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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검찰의 SK그룹 수사가 마침내 표면화했다. 검찰은 8일 SK그룹 사옥과 관계자 집 등을 수색, 회계 및 금융거래 장부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SK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에 출자한 자금 가운데 500여억 원이 자금 세탁을 거쳐 최태원 회장의 선물 투자에 동원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SKT 등이 베넥스에 출자한 돈이 결국 최 회장의 선물투자 자문역에게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 돈이 최 회장이 선물옵션 상품에 넣었던 5,000억 원 투자금의 일부거나 손실 보전에 쓰여진 돈으로 의심받는 근거다.

물론 아직 결론이 내려지진 않았으나 충분히 가능성 높은 추론이다. 사실이라면 회사 돈을 오너의 쌈짓돈처럼 썼다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배임 횡령 행위다. SK 측은 최 회장이 500억 원을 모두 갚았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추후 사법처리 과정에서 정상참작 사유일 뿐 범죄사실 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변제과정에서도 또 다른 탈법이 저질러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금명간 최 회장에 대한 직접소환조사가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뜩이나 SK그룹과 최 회장은 십 수년 간 끊임없는 불법행위로 문제를 일으켜왔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과의 연루, 분식회계, 계열사 부당거래로 최 회장이 이미 한 차례 구속됐는가 하면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부회장도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또 국세청에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거액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국 대표기업으로서 함량에 크게 미달하는 행태다.

이번 혐의가 사실로 최종 확인될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양극화니, 1대 99사회니 해서 기업과 가진 계층에 대한 사회적 책임요구가 거센 상황이다. 이에 부응은 못할망정 케케묵은 구태 경영을 답습하는 모습에 크나큰 실망감을 느낀다. 검찰은 건전한 기업풍토 정착의 계기를 만들고, 다른 기업들이 경계 삼도록 하기 위해서도 상투적 경제논리를 집어치우고 오직 법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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