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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서울시향의 '음악 이야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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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서울시향의 '음악 이야기' 시리즈

입력
2011.11.0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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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큰 동작의 여성 지휘자 성시연씨는 중학생 때만 해도 헤비 메탈 그룹 메탈리카의 열혈 팬이었다. 그가 지난 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시향의 '음악 이야기Ⅱ: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콘서트홀에서의 실연 감상 경험이 적은 초등학생들이 개막전까지 펼친 모습은 메탈 음악의 소란에 버금갔다. 그러나 이날의 꼬마 손님들은 서울시향 부지휘자 성씨의 때로는 쓰러질 듯한, 특유의 압도적 지휘 스타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2시 두 차례 열린 이날 행사에는 서울시내 28개 초등학교 학생들과 인솔 교사 각각 1,722명과 1,490명이 참가했다. 오병원 서울시향 공연기획자문위원의 능숙한 진행이 소란스럽던 객석을 감상의 장으로 이끌었다. 오 위원이 박수와 환호를 유도한 뒤 큰 소리로 지휘자를 부르라고 하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귀가 찢어져라 "선생님"을 외쳤고, 이내 베토벤의 '미뉴엣 G장조' 등 준비된 레퍼토리에 빠져 갔다.

이미 지난 6월 '음악 이야기Ⅰ: 그림자극 콘서트'에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을 지휘, 에듀테인먼트 무대의 맛을 충분히 익힌 성씨는 한층 유연해진 진행으로 음악과 춤의 연관성을 자연스레 주입해 갔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특별 초청된 와이즈발레단의 활약이 돋보였다. 새로운 유형의 렉처 콘서트가 틀을 잡고 있는 것이다.

첼로 주자 이정란씨는 열혈 참가자다. 그는 "일정에 쫓겨 연주 곡목을 직전에야 알게 돼 다소 부담이 되지만 두 번 모두 참여했다"면서 "이 무대에서 연주하다 보면 다음 나의 리사이틀 무대에 응용할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른다"고 말했다.

광장초등학교 6학년 학생 80명을 이끌고 오전 공연을 관람한 교사 정재경(40)씨는 "영화나 연극이 아니라 진짜 오케스트라 무대를 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생들은 매우 뿌듯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등 영상을 동원한 접근 방식 덕에 아이들의 집중력이 더 높아졌다"면서 "개별 접수 등 참가 대상을 늘릴 방안이 모색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2012년 '음악 이야기' 공연은 6월 20일, 10월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공연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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