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을 둘러싼 민주당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당권주자들이 통합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손학규 대표 등의 지도부에 맞서 민주당 단독 전당대회를 요구하면서 불거진 갈등 구도에 당 원로들과 현역 의원 및 지역위원장까지 가세하기 시작했다.
손 대표는 8일 김원기 임채정 권노갑 김상현 신기남 한광옥 상임고문 등 민주당 원로들을 만나 통합 전당대회를 통한 야권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원로들은 “현재 지도부가 내년 총선 공천권 행사 등을 염두에 두고 영향력을 연장하려는 의도를 가지면 안 된다” “민주당 중심의 통합이 돼야 한다” 등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고문은 “10ㆍ26 재보선 패배의 책임과 관련한 당 쇄신이 우선”이라며 지도부 퇴진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이날 조찬 간담회를 갖고 지도부의 통합 전당대회 추진을 비판했다. 이석현 유선호 박기춘 조경태 김희철 최종원 의원 등 25명 가량의 참석자들은 통합 추진기구에 불과한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대등하게 합치는 방식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일부 의원들은 “이해찬 상임대표는 복당하고, 문재인 상임대표는 입당해야 한다”며 ‘민주당 중심의 흡수 통합론’을 주장했다. 일부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이날 모임을 갖고 독자 전당대회 소집을 요구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반면 손 대표 등 지도부는 ‘원샷 통합 전당대회’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민주당이 단독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국민의 뜻이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이어 통합 전당대회를 한다면 지도부 구성 및 총선 공천 과정에서 지분 나누기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