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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유출 없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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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매몰지 침출수 유출 없다더니…

입력
2011.11.08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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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구제역 가축 매몰지 환경영향조사 결과 매몰지의 3분의 1에서 침출수 유출을 확인하고도 공개하지 않아 은폐의혹이 일고 있다. 그동안 환경부는 매몰지 주변에 침출수 유출이 없고 그 영향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2012년 환경부 예산안ㆍ기금운용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부는 '가축매몰지 침출수 환경영향조사결과'에서 "3분기 조사에서 구제역 매몰지 300곳 가운데 침출수 유출 확실 105곳, 지속관찰 필요가 있는 곳 46곳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국 구제역 매몰지 4,799곳 중 대규모 매몰지, 하천인근에 조성된 매몰지 등 300곳에 대해 매몰지 반경 5m 이내에 깊이 10m로 매설된 관측정에서 암모니아성 질소와 염소이온 등을 조사한 결과다. 105곳이라는 수치는 환경부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1, 2분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한 수치이며 실제 조사에서는 침출수 유출이 84곳, 지속적 관찰이 필요한 곳이 65곳이라고 환경부는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가 조사하고 국회에 제출한 결과에 대해서조차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관계자는 "침출수로 의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일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이 관계자는 "염소이온 농도, 암모니아성 질소 농도 등을 측정한 결과 구제역 침출수와 유사한 형상이 나왔다는 뜻이지 침출수 유출이 확인됐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내년 관측정을 정밀조사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침출수 유출'이라는 강한 표현을 썼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가축 매몰지 관측정 결과 해석요령'에 따라 동물의 사체에서 나오는 암모니아성 질소가 10ppm, 염소이온이 100ppm 이상 동시에 검출될 경우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은 단계'(4단계 중 1단계)로 분류하고 이 경우 해당 지자체에 매몰지를 옮기거나 사체를 소각처리하도록 할 수 있다. '침출수 유출'로 명시한 곳이 1단계에 해당하는 곳인데 환경부는 이를 침출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소, 돼지에서 검출되는 유전자까지 확인돼야 구제역 침출수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자들에 따라 유전자 없이 1단계 징후만으로도 침출수 유출로 보는 견해도 있어 환경부가 실태를 축소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관계자도 "내년도 매몰지 관측정 조사 예산편성을 위해 환경부에 자료를 요청했더니 환경부가 '침출수가 유출된 곳'이라는 설명자료를 보내왔다"며 "이를 근거로 보고서에 '침출수 유출이 확실한 곳'이라는 표현을 썼다" 고 말했다.

설사 최종적인 침출이 아닌 1단계 판정이라 하더라도 침출수 유출위험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어서 환경부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 것은 사실을 숨기려 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침출수가 유출된 곳이 26곳, 지속관찰이 필요한 곳을 81곳, 2분기는 침출수가 유출된 곳이 52곳, 지속관찰이 필요한 곳이 66곳으로 돼있다.

환경부는 매몰지 인근 관측정 조사와 지하수 관정 조사결과 등을 종합, 내년 2월께 매몰지 환경영향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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