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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선물투자에 회사돈 500억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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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선물투자에 회사돈 500억 유용

입력
2011.11.0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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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에 출자한 자금 가운데 500여억원이 자금세탁을 거쳐 최태원 회장의 선물투자에 동원된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물투자는 최 회장 개인자금으로 한 것이어서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SK측 공식 입장을 뒤집는 내용이다. 최 회장의 5,000억원대 선물투자 미스터리를 풀어줄 중요할 단서이지만, 검찰이 본격 수사를 미루고 있어 그 배경을 놓고 사정기관 주변에서 온갖 추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중희)는 최근 베넥스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과 SK C&C가 베넥스 창투조합에 출자한 500여억원이 2008년 10월 무렵 돈 세탁을 거쳐 김준홍(46ㆍ글로웍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재판 중) 베넥스 대표의 차명 계좌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김 대표의 차명 계좌에서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은 SK해운 고문 출신의 무속인 김원홍(50ㆍ해외 체류)씨 계좌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돈이 최 회장이 선물옵션 상품에 투자했던 5,000억원 가운데 일부라고 보고 있다.

SK측은 또 SK가스, SK E&S, 부산도시가스 등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한 달 만에 500억원 상당을 다시 베넥스 계좌에 되돌려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베넥스 출자금 횡령 및 유용 사실을 숨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SK측은 이에 대해 "나중에 최 회장이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500억원을 모두 변제했다"며 횡령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넥스는 2006년 10월 설립된 신생 창투사이지만 18개 SK 계열사가 2,800억원이나 투자해 SK의 위장계열사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 이 회사 김 대표가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금융석사 학위를 받은 뒤 1998년 SK그룹에 입사해 3년 만에 상무로 초고속 승진한 최 회장의 측근 출신이라는 점도 이런 의구심을 키웠다.

9월부터 베넥스와 최 회장 선물투자와의 연관성을 조사해왔던 검찰이 중요한 연결고리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본격 수사에 나서지 않아 지나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 주변에선 '최태원 회장-김준홍 대표-김원홍씨' 3인의 밀접한 관계에 비춰 베넥스 자금 횡령ㆍ유용이 결국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위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최 회장이 SK 계열사가 베넥스에 출자하게 하고 베넥스 자금 500여억원을 자신의 선물투자에 동원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밝혀지면, 횡령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높다. 베넥스라는 제3의 회사를 중간 다리로 삼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SK 계열사 자금을 오너의 선물투자에 이용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2003년 SK분식회계 사건 당시에는 손길승 전 SK그룹 회장이 SK해운 자금 7,800억원을 들여 해외 선물투자에 나섰다가 90% 이상의 손해를 보고 구속된 적이 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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