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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버핏세 도입해야" 목소리 커져/ 복지 돈쓸 곳 많은데…실질 최고세율은 OECD 평균에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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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버핏세 도입해야" 목소리 커져/ 복지 돈쓸 곳 많은데…실질 최고세율은 OECD 평균에 못미쳐

입력
2011.11.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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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재벌닷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기임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59억9,000만원으로 일반 직원 평균(8,640만원)보다 70배나 많았다. 삼성전자 부장급 연봉은 대개 1억~1억5,000만원선.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가 100억원 연봉을 받는 임원과 똑같이 35% 소득세율(과표 8,800만원 초과)을 적용 받는다. 반면, 연봉 차이가 크지 않은 과표 7,000만원대(24%) 차장급이나 3,000만원대(15%) 부하 직원들보다는 세율이 10~20%포인트나 높다.

소득세 체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무엇보다 부자들에게 좀 더 많은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논리가 깔려있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 증가에 대처하는 한편,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도 부자 증세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나라마다 소득세율이 다르듯 경제구조와 처한 환경이 다른 만큼, 우리에게 맞는 소득세 구조를 찾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무엇보다 고소득자에 대한 고율 과세는 소득 재분배에 도움이 된다. 부자들은 저소득층에 비해'소비성향'이 낮다. 돈이 많아도 소비에는 잘 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 소득 하위 20% 계층의 올해 2분기 기준 평균 소비성향(소비지출을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것)은 1년 전보다 1.4%포인트 증가한 반면, 상위 20%는 소득이 15%나 급증했는데도 소비성향은 3%포인트 줄었다. 부자들이 소득의 상당 부분을 소비나 투자로 사회에 환원하라는 취지에서 낮을 세율을 보장해줬는데, 이에 역행하고 있는 만큼 고소득층에 걸맞은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논리다.

물론 일부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부자들에 대한 세율을 높여 얻는 이익보다 자칫 잃는 게 더 많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병목 조세연구원 실장은 "요즘 같은 여론에 정서적인 만족은 줄 지 몰라도 경제적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억5,000만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40% 세율을 매겨도 실제 세수증대 효과는 1조원 안팎으로 전체 세수 규모에 비해 미미하다"며 "오히려 해외 이탈이나 각종 탈세 시도만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단순히 과세 최고구간을 신설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세수확대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고소득층의 세율을 높이는 목적이 '화풀이'가 아닌 '사회의 소득 재분배 향상'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효세율을 낮추는 각종 공제제도를 엄격하게 조정하고 지하경제 양성화와 과세 사각지대 발굴 등이 함께 거론되는 이유다.

눈에 보이는 수치보다 경제수준에 걸맞은 선진적인 시스템을 소득세에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소득세 최고구간 세율(35%)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평균(35.8%)과 거의 비슷하지만, 여기에 지방세 등 부가적으로 붙는 세율까지 합치면 38.5%로 OECD 평균(41.7%)과 차이가 벌어진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는 "GDP 규모 9위에 맞는 복지를 하려면 OECD 평균에 근접하는 소득세율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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