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경춘선 복선전철역 중 한 곳인 경기 가평군 상천역. 인근에 호연산이 위치해 있는 이곳은 막바지 가을 단풍을 즐기려는 단풍객들로 북적거렸다.
지난해 연간 이용객이 불과 750명에 그쳤던 이 역은 올해 10월 말 현재 이용객이 23만4,000명을 돌파했다. 가평군은 연말까지 25만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무려 340배나 이용객이 늘어난 것이다.
역사 주변도 덩달아 호황이다. 음식점들과 숙박업소에서 각종 물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자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상천역 인근에서 매점과 펜션을 운영하는 김모(50)씨는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방을 구할 수 없고, 평일에도 예약 일정이 꽉 찬다"며 "특히 대학생들과 가족 단위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1980,90년대 대학생 MT 장소로 명성을 떨치다 쇠락해가던 가평군이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을 계기로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7일 가평군에 따르면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된 이후 올해 10월 말까지 대성리역, 청평역, 상천역, 가평역 등 가평지역 전철역사를 이용한 방문객은 368만6,400명에 이른다. 연말까지 4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역별 이용객 수로는 가평역이 186만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대학생 MT로 유명한 청평역과 대성리역이 각각 115만명과 44만명, 그 뒤로 상천역이 23만4,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평역 88만262명, 청평역 37만5,843명, 대성리역 23만3,751명, 상천역 758명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295%나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쇠락했던 가평이 다시 뜨고 원동력은 경춘선 복선전철로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평으로의 접근이 쉬워진데다, 등산ㆍ여행ㆍ하이킹 등 여가생활 등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각종 관광지 개발로 대학생들이 다시 찾는 것도 힘이 됐다. 지난달 1~3일 열렸던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기간에는 하루 2만4,000여명이 가평역을 이용했다. 특히 상천역의 경우 인근 호명산이 백두산 천지를 연상시키는 호명호수 등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산행 인구가 급증했다.
가평군 관계자는 "대성리 청평 가평 등 이름만 들어도 추억이 되살아나는 MT 명소뿐 아니라 자라섬오토캠핑장, 칼봉산자연휴양림 등 체류 관광지로의 변화를 시도한 게 경춘선 복선전철과 맞물려 관광객 증가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한편 수도권전철 경춘선은 서울 상봉역에서 가평 강촌을 거쳐 춘천에 이르는 노선으로, 당초 단선으로 상ㆍ하행 열차가 교행을 했지만 지난해 12월 전구간 복선으로 개통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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