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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담장 안의 소녀들 "이젠 안녕, 어두웠던 옛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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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담장 안의 소녀들 "이젠 안녕, 어두웠던 옛 그림자"

입력
2011.11.0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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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기계가 장미 문신을 스칠 때마다 찌릿찌릿하게 A양의 아픈 과거를 자극한다. 절도, 폭력, 성매매… 앳된 10대 소녀의 모습과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기억들. 벌써 3차례에 거쳐 문신제거시술을 받고 있다. 언제쯤 이 치기 어린 상처가 말끔히 지워질 수 있을까?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1동 산57번지, 안양소년원에 있는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에는 범죄 정도에 따라 7호부터 10호까지의 보호처분을 받은 10대 소녀 14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4개월까지 정해진 재활교육을 받는다.

오전 6시 30분에 기상해 아침 점호를 마치고, 자리정리와 세면, 식사가 끝나면 9시20분부터 정규 수업에 들어간다. 검정고시를 위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은 일반 학교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다만 제과제빵 텔레마케팅 피부미용 헤어디자인 등 직업교육이 강조된다는 게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재범의 유혹에서 벗어나 자립의지를 심어주기 위한 교육이다. 그러나 학교는 교실 실습실 운동장 숙소 등 여러 구역으로 구분돼 있고, 인솔하는 직원이 지문인식 시스템으로 문을 열지 않으면 한 발짝도 다른 구역으로 이동 할 수 없다. 또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중앙통제실에서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감시하고 있다.

자기관리에 익숙지 않은 학생들이 꽉 짜인 일과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낯선 사람들과의 공동생활도 익숙하지 않다. 싸우거나 규칙을 어기면 여지없이 벌점이나 체벌이 기다리고 있다. 벌점이 많으면 보호기간도 늘어난다. 소년원 측에서는 효율적인 통제 시스템이다. 이곳은 학교면서도 엄연히 범죄인 보호시설이다.

멘토와의 만남은 원생들에게 소중한 시간이다. “이곳 원생들은 가족의 따듯한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쉽게 분노하고 금방 뉘우치는 등 아이들이 감정기복이 심합니다.” 이동환 원장은 자신을 존중하고 충동적인 성격을 다듬는 데 멘토의 역할이 크다고 밝혔다.

10여분에 걸친 A양의 문신제거 시술이 끝났다. 낙인 같은 붉은 장미가 사그라지는 자리에는 뽀얀 새살이 되살아나고 있다. 청춘의 꿈과 희망도 되살아날 수 있을까? 소녀는 그렇게 세상을 배워가고 있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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