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에이스 윤석민(25)은 4년 전의 아픔을 영원히 잊을 수 없다.
윤석민은 2007년 정규시즌에서 28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3.78의 준수한 투구를 하고도 시즌 최다패(18패)의 수모를 안았다. 분당 야탑고 시절만 해도 그저 그런 투수였던 윤석민은 2005년 데뷔 후 피나는 훈련과 노력을 통해 ‘변화구의 마술사’로 변신했다. 지난해 자해 소동 이후 윤석민은 어떤 시련이 닥쳐도 마운드에서 평정심을 잃지 않았고, 마침내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20년 만의 선발투수 4관왕에 빛나는 윤석민이 2011시즌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자리에 올랐다. 윤석민은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단 MVP 투표에서 총 91표 중 62표의 몰표를 받아 오승환(19표)과 최형우(8표ㆍ이상 삼성)를 압도적인 표 차로 따돌리고 첫 영예를 안았다.
투수가 MVP에 오른 건 2008년 김광현(SK) 이후 3년 만이며, 팀 내 MVP는 2009년 김상현 이후 2년 만이다. 또 타이거즈 사상 투수 MVP는 90년 선동열 이후 21년 만이다.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총 8번째 정규시즌 MVP를 배출하며 최다 구단인 삼성(9회)을 바짝 쫓았다.
윤석민은 올시즌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0.733) 1위를 차지하며 4관왕에 등극했다. 96년 한화 구대성 이후 15년 만이며 선발 투수가 4관왕에 등극한 건 91년 선동열 이후 20년 만이다.
윤석민은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에 대해선 “올해는 구단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뭐라 할 수 없고, 일단 운동에 전념한 뒤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KIA에 입단한 윤석민은 올해까지 7년을 뛰어 구단의 승낙을 받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때문에 지난해 말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큰 손’으로 꼽히는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계약하면서 미국 도전의 밑그림을 그려 왔다. 현재 추신수(클리블랜드)가 보라스 사단에 속해 있다. 윤석민은 내년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끈 후 다시 한번 구단에 포스팅을 요청하거나, 완전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2년 후 빅리그에 도전할 전망이다.
한편 신인왕은 91표 가운데 65표를 얻은 삼성 배영섭(25)이 임찬규(LG∙26표)를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유신고-동국대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4번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배영섭은 올시즌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4리 100안타 33도루를 기록했다. 손가락 부상을 딛고 복귀한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는 맹활약을 펼쳤다.
배영섭은 2008년 최형우(삼성)와 2009년 이용찬, 2010년 양의지(이상 두산)에 이어 4년 연속 ‘중고 신인왕’ 계보를 이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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