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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 조선 왕실 행차… 교민들 향수를 달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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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 조선 왕실 행차… 교민들 향수를 달래다

입력
2011.11.0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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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코리아!”

한국의 멋과 선율이 미국 하와이를 감동시켰다.

6일 오후 6시(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시의 블라이스델 센터 콘서트홀. 3,000여 석의 좌석이 빈 자리가 없었다. 성신여대가 주최하고 미주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성신여대 2011 아시아ㆍ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 축하공연- 조선왕조의 하루’를 보러 온 현지 주민과 재미동포들로 초만원이었다.

이 자리엔 피터 칼라일 호놀룰루 시장, 서영길 주 호놀룰루 총영사, 리즈 데이즈브랙 하와이대 부총장 등 하와이를 움직이는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고, 탤런트 정준호가 재능 기부의 일환으로 사회를 맡았다.

칼라일 호놀룰루 시장은 한복을 입고 춤을 추며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그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한국에 2번 갔었는데 인상적인 나라였다”며 “이번 공연으로 호놀룰루와 한국이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놀룰루는 인천과 자매 도시로, 칼라일 시장은 지난 달 한국을 방문했었다.

‘조선왕조 전통복식 패션쇼’와 ‘성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콘서트’ 등 2개 부문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하와이에서 11일부터 예정된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마련됐다. 동시에 한국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하와이 한인 교민들에겐 잠시나마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자리기도 했다.

첫 무대는 한복이 장식했다. 조선시대 궁중 연회, 왕실 행차, 가례 당시 입었던 일반 복식부터 궁중 복식 등 80여벌의 한복이 올랐다. 모든 무대 의상은 성신여대 의류학과 교수들과 학생들이 6개월가량 직접 만들었다. 런웨이엔 한국 교민과 현지인 자원봉사자 40여명이 직접 모델로 나섰다. 두 나라의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시키자는 의미에서다. 하와이 유학생 윤명아(27)씨는 “학교 친구들이 패션쇼 모델로 선다는 말을 듣고 달려 왔다”며 “교민들과 현지인들이 참여해 더욱 의미 있고 진정한 문화 교류의 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29년째 하와이에서 살고 있다는 교민 지지 스톤씨도 “‘주몽’ 같은 사극을 통해서나 보던 화려한 의상들을 직접 보니 친정에 온 기분”이라고 흐뭇해했다.

특히 패션쇼 중간에 우리 가락에 맞춰 태평무, 부채춤, 장구춤 등을 선보인 무용예술학과 학생들은 휴식 시간에도 기념 촬영을 요청하는 관객들로 쉴 틈이 없었다. 하와이로 이민 온 지 34년째라는 교민 장혜자(65)씨는 “학교 다닐 때 무용을 해서 그런지 옛날 생각이 나서 감개무량했다”며 “하와이에서 한국 전통 문화를 제대로 보여 준 공연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성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공연한 2부에선 오 솔레미오, 오페라 캔디드 같은 서양 음악과 아리랑, 경복궁 타령 같은 한국인들의 귀에 익은 음악을 모두 들을 수 있는 무대였다. 로렌스 팩스톤 하와이대 음대 학장과 성신여대 음대 교수들이 함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브린디시(축배의 노래)’를 부르는 특별 무대도 선보였다. 여름 방학부터 하와이 공연을 준비했다는 4학년 이수지(24)씨는 “서양 악기로 한국적인 소리를 내는 작업이 신선했다. 관객들도 그 부분을 즐겼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성신여대는 2000년부터 러시아, 프랑스, 미국, 일본 등 해외 각지를 돌며 한국 전통 의상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작업을 쉬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엔 러시아 차이코프스키홀에서 개관 후 처음으로 패션쇼를 개최한 바 있다.

심화진 총장은 “학생들에겐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교민들에겐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갖도록 하기 위한 문화 예술 공연이었다”고 평가했다. 심 총장은 “앞으로도 2년에 한 번씩 해외에서 같은 취지의 공연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와이=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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