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에서 우파 정권이 탄생했다.
6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군 장성 출신인 애국자당(PP)의 오토 페레스 몰리나(61ㆍ사진)가 과반이 넘는 55%를 득표해 대권을 잡았다. 1986년 군사독재 종식 이후 군 출신 대통령이 나온 건 25년 만에 처음이다.
그의 대선 공약의 핵심은 ‘범죄와의 전쟁’. 과테말라는 하루 평균 18명이 범죄에 희생되는 등 살인율이 세계 평균의 6배에 달하는 범죄국가로 악명 높다. 이 때문에 범죄 척결은 과테말라 최대의 정치 현안이다. 몰리나가 집권한 데에는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범죄에 철퇴를 내리겠다”는 강력한 범죄척결 의지가 큰 몫을 했다. 2007년 대선에서 몰리나를 꺾었던 중도좌파의 집권 ‘희망의 국가 연합당(UNE)’이 이번 대선에서 예선투표도 통과하지 못한 것은 민생치안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범죄가 만연한 데는 정치ㆍ경제적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과테말라는96년까지 무려 36년 간 군사정권과 좌파 무장단체 사이의 내전이 계속되면서 국민의 반목과 갈등이 심하다. 오랜 내전으로 인한 치안 부재를 틈타 멕시코 마약갱단 로스 세타스가 멕시코 국경을 접한 과테말라 북부지역을 파고 들면서 조직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가난이 대물림 되는 경제 현실도 청소년 범죄를 부추긴다. 과테말라는 1400만 인구의 절반이 빈곤층이고 200만명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한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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