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초전도체 표면저항 측정방식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초전도체 분야에서 한국 연구진의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영 건국대 물리학과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초전도체 표면저항 측정기술이 지난 달 24일 전기 분야 국제표준을 심사하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최종 승인을 받아 국제표준에 등재됐다고 7일 밝혔다. 2008년 IEC 국제표준 신규제안으로 승인된 후 전문가 검토와 실험을 거친지 3년 7개월만이다.
연구진은 이동통신기지국에서 쓰는 초전도체 필터 품질을 측정하는데 이 기술이 유용할 것으로 봤다. 초전도체 필터는 공중에 떠도는 쓸데없는 전파를 차단해 통화 감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데, 이 때 표면저항이 작을수록 좋다. 표면저항이 크면 전파가 가진 에너지가 줄어 전파끼리 섞이거나, 기지국에서 멀리 떨어진 휴대전화가 보내는 신호는 잡지 못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초전도체 표면저항 측정법은 5종으로 이중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은 것은 일본 연구진이 제안한 게 유일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측정오차가 20%여서 표면저항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웠다. 이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방법은 측정오차가 10%로, 일본 방식보다 두 배 이상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초전도체 분야에서 인정받은 국제표준은 14개로 모두 일본과 미국이 냈다. 이 교수는 “일본과 미국이 주도해온 초전도체 분야 국제표준에서 한국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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