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문제를 둘러싼 민주당의 대선주자ㆍ당권주자 간 물밑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대선주자들은 내년 총선ㆍ대선 승리를 위한 야권통합에 비중을 두는 행보를 이어가는 반면 당권주자들은 10ㆍ26 재보선 패배 책임을 묻는 지도부 쇄신을 우선 촉구하고 있다.
손 대표와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 대선주자들은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민주당 혼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야권통합이 선결 과제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손 대표는 3일 '민주진보 통합정당'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통합은 시대의 요구이며 민주당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저지를 위한 야권 공조를 토대로 통합의 주춧돌을 마련하자는 입장이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통합 찬성 세력과 우선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민주당 중심의 '선도통합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12월에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 중인 당권주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부겸 박주선 이종걸 우제창 의원 등 당권주자들은 "현 지도부는 통합을 외칠 것이 아니라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손 대표 등 지도부를 공박하고 있다. 이들 당권주자는 12월11일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를 치른 뒤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 야권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민주당 전대와 통합의 동시 추진도 가능하다"고 밝혔고, 김 의원은 '선(先)전당대회 후(後)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우 의원도 이날 성명을 통해"현재의 지도부는 사퇴하고 조속히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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