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형마트 생선코너에 가보면 특이한 원산지가 자주 발견됩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캐나다산 생태…. 정말로 먼 나라 생선들이 우리 밥상 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죠.
이유는 일본 도호쿠(東北) 대지진입니다. 방사능 오염 우려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 수산물을 기피하게 되자, 북유럽이나 북미지역 생선 수입이 급증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노르웨이수산물수출위원회(NSEC)에 따르면, 올 들어 1~9월 사이 노르웨이에서 수입한 고등어는 9,314톤에 달해, 지난해(5,192톤)의 179%로 급증했습니다. 금액으로는 무려 199%나 늘었지요. 노르웨이의 대표어종인 연어 수입도 지난해 5,259톤에서 올해 6,876톤으로 증가했지만, 고등어에는 못 미칩니다.
NSEC 관계자는 "연어는 예전부터 한국에 꾸준히 수입된 반면 고등어 수입은 일본 지진 후 일본 수입 물량을 대체하며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은 3만3,7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의 63% 수준에 그쳤습니다. 심지어 일본산 고등어를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우리나라와 일본에 팔아 치운 업자들이 적발된 적도 있지요. NSCE는 이번 기회에 노르웨이 고등어를 확실하게 알리기 위해, 블로그에서 '노르웨이 요리 고등어 콘테스트'까지 개최할 정도입니다.
그런가 하면 롯데마트는 캐나다에서 잡은 생태를 항공 직송해 100g 당 1,400원(마리 당 7,500~1만2,00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지진으로 일본산 생태 수입 및 판매가 중단된 이후 7~8개월 만에 대체상품이 등장한 것입니다.
생태는 지금부터가 제철입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따뜻하고 얼큰한 생태 매운탕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팔리는 양이 연간 판매량의 90%에 이른다고 합니다. 일본 대지진 탓에 올해 '생태 대목'은 캐나다산이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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