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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방미연설은 美업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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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방미연설은 美업체 작품

입력
2011.11.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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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백악관, 의회, 상공회의소에서 행한 연설은 미국 연설문 전문 작성회사인 웨스트윙라이터스가 4만6,500달러를 받고 초안을 마련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윙라이터스가 지난달 19일 미 법무부에 신고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9월 말 이 대통령의 연설문과 관련된 3건의 계약을 주미 한국대사관과 체결했다.

웨스트윙라이터스가 외국로비공개법에 따라 신고해 공개된 계약서는 연설의 초안 및 전략적 방향, 의원 등 청중의 성향 분석을 제공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계약서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미 상공회의소 연설문 초안 작성 및 수정 비용은 1만달러였으며, 미 의회 합동연설문 초안 및 의원 성향 분석과 전략적 충고에 대한 계약에는 1만8,500달러가 책정됐다. 또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 연설문에 6,000달러, 조 바이든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주최한 오찬 연설문에 6,000달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한 백악관 국빈 만찬 연설문에 6,000달러가 각각 배정됐다.

웨스트윙라이터스는 모두 6번의 공식 연설문 초안 등을 마련해주고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모두 4만6,500달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주미 한국대사관 측은 이 같은 계약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

웨스트윙라이터스 측이 제공한 연설문 초안이 그대로 이 대통령의 연설에 반영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미 의회 합동연설 당시 한국전쟁 참전 의원들을 직접 거명하고 거수경례를 해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는 반응을 얻었다.

미 워싱턴에 소재한 웨스트윙라이터스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하던 보좌진 등이 2001년 세운 연설문 작성 전문 회사다. 이 회사는 미 의회, 상공회의소는 물론 다보스포럼, 하버드대학 연설, 뉴욕타임스 기고문 등에 대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워싱턴 외교가의 한 인사는 "대통령 연설문은 사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해 작성되며,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수정하는 게 관례"라고 전했다. 하지만 법에 따라 모든 것을 공개할 수밖에 없는 미국 로비 관련업체와 대통령의 연설문 초안에 대한 계약을 맺은 것은 외교적 실수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기관에 연설문을 의뢰한 적은 없다며 다만 주미 한국대사관 측에서 사전에 다른 기관에 자문을 구했는지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주미 대사관에서 보낸 의견을 참고하지만 그 의견을 그대로 최종 연설문에 채택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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