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하마드 알리(69), 조지 포먼(62)과 함께 1970년대 헤비급 복싱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 프레이저(미국ㆍ67)가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6일(이하 한국시간) 전 헤비급 세계 챔피언 프레이저가 간암 진단을 받고 호스피스 진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 매니저 레슬리 울프는 "바랄 수 있는 것은 기적 밖에 없다"고 프레이저의 상태를 밝혔다.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은 셈이다. 프레이저가 얼마나 생명을 영위할 수 있는지는 확인돼지 않았다.
프레이저는 복싱 역사에 남을 위대한 챔피언이다. 전광석화 같은 레프트 훅과 불굴의 투지로 유명하다. 왼손 엄지 손가락이 부러진 상태로 경기 출전을 강행, 1964년 도쿄 올림픽 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965년 프로로 전향한 후에도 KO 퍼레이드를 펼치며 승승장구했다. 1971년 3월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헤비급 통합 세계 타이틀 매치에서는 무패 가도를 달리던 무하마드 알리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프레이저는 왕좌를 오래 지키지 못했다. 알리, 조지 포먼과의 라이벌전에서 네 차례 맞붙어 모조리 패배했다. 1973년 1월 2라운드 동안 여섯 차례나 캔버스에 쓰러진 끝에 포먼에 KO패를 당했고 이듬 해에는 알리와의 리턴 매치에서 판정패했다. 197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알리와의 마지막 대결에서 혈투 끝에 14라운드에 TKO패한 프레이저는 1976년 포먼과의 재대결에서 5회 KO당한 후 링을 떠났다. 1981년 복귀전을 치렀지만 더 이상 링에 오르지 않았다. 통산 전적은 37전 32승(27KO) 1무 4패.
프레이저는 실력에 걸맞은 부와 명예를 누리지는 못했다. 라이벌이었던 알리, 포먼과 비교해 불운한 삶을 살았다. 위대한 파이터였지만 '스타'는 되지 못했다. 현역 시절 지나칠 정도로 우직한 프레이저보다 대중들은 '떠벌이' 알리에게 환호했다. 투사를 자처한 알리는 프레이저를 '백인에 순종하는 멍청이'로 매도했다.
프레이저는 은퇴 후 거액의 부동산 사기를 당하는 등 부를 유지하는데도 실패했다. 스타성 뿐 아니라 사업가로서의 마인드도 부족했던 탓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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