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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21명, 서해 통해 집단 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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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21명, 서해 통해 집단 귀순

입력
2011.11.0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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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21명이 최근 서해를 통해 집단 남하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올해 들어 바다를 이용한 탈북은 서해가 4차례, 동해까지 합하면 총 6차례다.

군 당국은 6일 "지난 달 30일 오전 3시20분쯤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39㎞, 대청도 서쪽 48㎞ 해역에서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함정이 레이더로 미식별 선박을 포착했다"며 "해양경찰청에 즉시 연락해 경비정이 현장에 출동한 결과 북한에서 내려온 5톤급 목선으로 확인돼 인천해역방어사령부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현재 모처에서 국가정보원 등 정부 합동심문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발견 당시 근처 해역에서는 많은 중국 어선이 조업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이 목선은 남북한의 경비함정이 집중 배치돼 있는 서해 NLL을 직접 넘지 않고 중국 쪽에서 느린 속도로 남쪽을 향하고 있었다"며 "배가 공해상에 있었지만 컴컴한 새벽인데도 불을 켜고 있지 않은 점이 수상해 바로 확인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는 10여m 길이의 모터가 있는 동력선으로, 남녀가 각각 11명과 10명씩 타고 있었고 성인이 많지만 어린이도 다수 섞여 있어 여러 가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귀순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탈북 경위와 동기는 아직 조사 중이다.

북한군이 보통 11월부터 동계 강화훈련을 시작하고, 특히 서해에 함정, 포, 레이더 등 전력이 집중 배치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주민들은 삼엄한 군 경계망에도 불구하고 탈북을 감행한 것이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목선 규모(5톤)에 비춰볼 때 21명이면 상당히 빼곡하게 타고 온 셈"이라며 "특히 요즘 같은 엄중한 시기에 서해로 넘어왔다는 것 자체가 모두 목숨을 걸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목선을 이용한 탈북은 북한 체제가 그만큼 느슨해졌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식량난이 급격히 악화된 것도 아닌데 번번이 해상으로 집단 탈북을 시도해 성공하는 것은 사회통제가 그만큼 이완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육지가 아닌 바닷길을 선택하는 것은 북중 국경지대의 경계가 강화된 탓도 크다. 이른바 '탈북의 풍선효과'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어린이까지 포함된 가족 탈북의 경우 육로를 통한 성공 가능성은 더 떨어지기 때문에 해상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2000년대 이후 해상 탈북이 꾸준하더라도 횟수는 연간 많아야 3, 4회 정도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이전보다 해상 탈북이 늘어난 건 분명 사실이지만 북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선박은 제한돼 있어 아직은 체제를 위협할 정도의 릴레이 탈북이라고 말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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