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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과잉 연결 시대' 인터넷에 브레이크를 달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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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과잉 연결 시대' 인터넷에 브레이크를 달아라

입력
2011.11.0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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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연결 시대/윌리엄 데이비도우 지음·김동규 옮김/수이북스 발행·312쪽·1만6,500원

인터넷 댓글로 우울증에 빠져 자살했다는 연예인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매일 아침 이메일함을 가득 채운 스팸 메일에 짜증이 나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연결 과잉 시대를 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 것이다. '네트워크'는 기회의 공간이지만 때로 위기의 도화선이다.

인텔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을 이끌며 수석 부사장까지 지냈고 지금은 첨단기술 벤처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과잉 연결 시대> 에서 말하는 것은 인터넷의 부(負)적 효과이다.

연결성의 수준에 따라 사회를 '연결이전' '상호연결' '고도연결' '연결과잉' 상태로 구분하는 저자는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지금 전세계가 연결과잉 상태에 진입했다고 본다. 이러한 변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방대한 정보를, 어떤 사람들에게는 부를 획득할 기회를 제공했다. 어떤 지역에서는 정치권력의 구조까지 바꿔 놓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 같은 급속한 네트워크 확대가 하나의 변화가 또 다른 변화를 강화ㆍ증폭해 시스템 전체를 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포지티브 피드백'에 엄청난 가속도를 붙인다고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복잡하게 얽힌 연결 구조는 이 같은 효과 때문에 적지 않은 위험 요소를 안고 있으며 때로 불행한 결과를 초래한다. 복잡한 원전시스템 때문에 통제가 어려웠던 스리마일 섬 원전 사고, 온라인 금융 거래로 부를 쌓다가 신용 위기로 하루아침에 몰락한 아이슬란드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고 실리콘밸리 1세대인 저자가 인터넷 이전으로 돌아가자고 외치는 건 물론 아니다. '얼마간이라도 조정을 가하거나 확장 폭을 줄여' 지금과 같은 과잉 상태에서 연결성은 높지만 위험할 정도까지는 아닌 고도연결 상태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각종 규제와 과세 제도 등을 동원해 사회 시스템이 스스로 조절 기능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주장은 공감하지만 이미 인터넷의 매력에 흠뻑 젖어 버린 수많은 대중을 설득하기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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