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원회가 어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등과 김치 두부 식빵 등 25개 품목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추가 선정했다. 지난달 세탁비누와 장류, 순대 등 16개 종목에 이은 이번 선정에서도 이해당사자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견이 잇따라 강제 권고에 의존한 품목이 적지 않았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양쪽의 자발적 논의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노력했다"면서도 "결과에 승복하는 민주주의 정신을 부탁한다"고 강조한 데서도 진통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런 분위기는 아직 140개 품목을 조정해야 할 동반성장위원회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산업 생태계'의 조화로운 발전을 기약하려는 중기적합업종 선정의 어려움은 우선 최적의 시기를 놓친 데서 비롯한다. 애초에 진입단계에서 제대로 규율하지 못한 잘못을 사회 전체가 함께 반성해 마땅하다. 시장질서를 뒤늦게 회복하려면 기득권 포기와 사업계획 수정 등 새삼스럽게 보이는 양보와 희생의 요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일부 사업 철수나 축소, 진입 자제, 확장 자제 등 항목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경우든 고통스럽다. 그런 고통 감수 요구에 법적 강제력이 없을 때 이해 충돌 양상은 더욱 뚜렷해진다.
이런 갈등은 '이윤 극대화'라는 기업의 산술적 합리성보다 사회적 합리성으로 풀어야 한다. 시장의 강자와 약자가 공생하기 위해서는 강자의 양보와 자제가 필수적이라는 상식이 좋은 예이다. 대기업의 양보와 자제는 책임 원리에 비추어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 시장왜곡을 부른 당사자가 질서 회복 책임을 져야 한다. 상도덕이나 기업윤리에 비추어도 그렇다.
이번 2차 선정에서 큰 논란을 빚은 두부와 레미콘의 경우에서 보듯,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실질적으로 가를 필요성도 커졌다. 고유 업종에 매달려 건전하게 성장한 기업이 덩치가 커졌다는 이유로 핵심 사업에서 물러나거나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중소기업 육성의 근본 취지와 어긋난다. 아울러 국민 모두가 환경지킴이가 될 때 환경보전이 기약되듯, 소비자의 각성이 산업생태계 발전의 궁극적 방패임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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