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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진보대법관 버티기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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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진보대법관 버티기에 '속앓이'

입력
2011.11.0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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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집권 민주당이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사진) 연방대법관 문제로 속병을 앓고 있다. 3명의 여성 대법관 중 한 명인 긴즈버그는 올해 78세로 전체 9명의 대법관 중 최고령이다. 민주당의 고민은 긴즈버그의 건강과 용퇴시기에 따라 대법원 구성과 민주당의 미래가 딴판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고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불투명해져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1993년 빌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 시절 임명된 긴즈버그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두 차례 암 선고를 극복한 긴즈버그는 3일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증명서를 의료진에게서 받았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용퇴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1939년 82세에 사임한 대법관 루이스 브랜다이스의 뒤를 따른다는 결심이다.

문제는 긴즈버그가 은퇴하겠다고 한 2015년에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계속 남아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내년에 오바마가 재선된다면 상관 없지만 정권이 공화당으로 바뀌면 긴즈버그의 후임은 보수성향이 임명될 것이 분명하다. 미 대통령은 자신과 정치 성향이 비슷한 인물을 대법관에 임명한다. 이렇게 되면 보수와 진보 대법관의 비율이 현재 5대4에서 6대3으로 바뀌어 미국 사회 전체가 더 보수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념지형이 달라지는 것을 우려하는 진보진영은 긴즈버그가 증명서까지 공개해야 할 만큼 용퇴설을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흑인인 랜달 케네디 하버드대 법대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진보적 대법관이 임명되도록 긴즈버그가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관례적으로 대법관들은 자신들의 퇴임으로 이념구도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치성향이 비슷한 대통령 재임 중 사임해 왔다.

그러나 긴즈버그를 강제로 용퇴시킬 방법은 없다. 종신직인 대법관은 탄핵을 받지 않는 이상 본인 의사에 반해 파면되지 않는다.

워싱턴= 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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