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5)이 8년 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영구 귀국했다. 이승엽은 4일 오후 1시3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수많은 플레시 세례에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를 보였다.
새 출발에 대한 설렘 때문인지 이승엽은 '홀가분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는 "길고 긴 외국 생활을 마무리했는데 아쉽기 보다는 시원하다"며 "내년부터 또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승엽은 "8년간 기쁜 일, 슬픈 일 등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선수 생활은 꼭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당초 오릭스와 2년 간 계약을 했지만, 내년까지 뛰면 한국에 못 돌아올 것만 같았다. 시즌 중반 복귀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지난 2003년 56개의 홈런을 터뜨려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뒤 지바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2006년에는 일본 야구의 명문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지난해 오릭스 버팔로스와 2년 계약을 맺었다. 올시즌 비록 타율 2할5리에 15홈런 51타점으로 부진했지만 이승엽은 8년 동안 타율 2할5푼7리에 159홈런 439타점으로 이름값을 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의 이승엽은 일단 국내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구단이 이승엽을 영입하려면 FA보상 규정에 따라 전 소속 구단인 삼성에 최대 28억3,500만원의 보상금을 줘야 한다. 이승엽의 삼성행이 유력한 이유다. 삼성은 현재 계약금과 연봉, 계약기간 등 적정선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엽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이승엽은 "삼성이 최우선이다. 내가 태어나 뛰고, 많은 도움을 준 곳이다"며 "나이가 있기 때문에 최고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팀에 도움이 되고 자존심만 세워준다면 액수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무대 목표에 대해 "2,000안타(통산 1,286개)는 힘들 것 같은데 통산 홈런 기록은 깨고 싶다. 앞으로 한 시즌만 뛰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양준혁 선배를 뛰어 넘겠다"고 도전의식을 보였다. 이승엽은 일본 진출 전까지 324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 부분 1위 양준혁(351개)과는 27개 차이다.
이승엽은 또 "(김)태균이는 한국 복귀가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고 (박)찬호 형은 미정인 걸로 안다. 크게 보면 둘의 복귀가 야구 흥행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특히 찬호 형과는 꼭 같이 한번 뛰어보고 싶다. 영웅의 볼을 한번 치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이승엽은 당분간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그는 "가족들과 변변한 외식 한 번 못했다. 일본에서는 주로 집에 있었다"며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여행도 다니고 쇼핑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앞으로의 일정을 밝혔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