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식품기업인 대상의 3,300여명 전 직원들은 매월 1일이면 이메일 한 통씩을 받는다. 지난 1일로 벌써 33번째. 3년 가까이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박성칠(56ㆍ사진) 사장이다.
삼성SDI 경영혁신본부장, 삼성전자 경영혁신단 전무를 거친 박 사장은 2009년 3월 이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직후부터 한 달에 한번 빠짐 없이 이메일을 직접 써서 보낸다. '이메일 경영'을 통해 최고경영자(CEO)의 고뇌 등을 솔직하게 털어 놓으며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 진심이 담긴 사장의 편지에 직원들 역시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박 사장은 최근 보낸 이메일에서 "9월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연초에 세웠던 경영계획을 달성했다"며 "2016년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본 경영방침인 '계획대로 실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획을 잘 수립하고, 계획대로 실행하고 계획과 실행 사이의 차이를 분석한 뒤 또 개선해 실행하고 다시 계획을 재수립하는 사이클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 박 사장은 "계획을 소극적으로 잡는 것은 멍청한 일"이라며 "단순히 5%나 10% 개선이 아닌 30% 이상의 개선을 목표로 해야 전혀 다른 방법을 스스로 찾게 된다"며 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털어 놓았다. 박 사장은 "국내 식품업계의 경쟁 상황을 보면 향후 10년 후에는 식품업체 수가 반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성장을 멈추고 수성하는 태도로는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글로벌화, 차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직원들을 채근하지만은 않는다. 지난 여름 휴가철에 보낸 이메일에서는 "CEO가 추천한 휴가 때 읽을만한 책 같은 뉴스를 접하는데 휴가 때는 가족과 충분히 놀고 쉬어야지 왜 그런 책을 읽느냐"고도 했다. 또 다른 이메일에서는 직원들의 건강과 식품회사로서의 이미지를 위해 내년부터 금연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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