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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평화불교연대 초대 사무총장 이도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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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평화불교연대 초대 사무총장 이도흠 교수

입력
2011.11.0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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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들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조계종단이나 불교계에서 이들을 배려하고 감싸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결성된 '정의평화불교연대' 초대 사무총장인 이도흠(51)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3일 기자와 만나 "불교계도 이제 새롭게 거듭나야 할 때가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교수는 정의평화불교연대 창립준비위원장으로 연대 창립의 산파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지난 5월 문수 스님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며 소신(燒身)공양한 것을 계기로 불교가 사회적 실천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위기 의식에서 모임을 조직하게 됐다"고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모임 창립에 앞장선 발기인 117명에는 미산, 본각, 지관, 법인, 진화 등 명망 있는 스님도 적지 않지만, 박경준 동국대 교수, 황지우 시인, 소설가 박상률씨 등 일반 신자가 많이 포함됐다. 이 교수는 "조계종단 내에서도 자성과 쇄신에 나서고 있지만 재가 불자들이 적극적으로 불교계 자정과 사회적 실천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표도 재가 불자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와 이은봉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최연 불교사회연구원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 교수는 "그 동안 우리 불자들은 권력자의 편에 서서 생명을 죽이고, 중생을 탄압하는 일에 앞장서고, 중생들의 고통과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제 우리 불자들이 '중생이 아프면 보살도 아프다'라는 유마(維摩ㆍ출가하지 않고 세속에서 자비를 행한 불자)의 행을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정의평화불교연대의 창립 목적도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에게 보살행을 하고, 불의를 행하는 사람과 제도, 시스템을 개혁하고, 반불교적 행위에 대응하는 것 등을 내세웠다.

하지만 정의평화불교연대는 투쟁 일변도의 과격한 방식이 아닌, 실천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교수는 "당장 11일 대입 수능시험이 끝나면 형편이 어려워 논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대학 교수 회원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무료 논술교실을 열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찰에서는 보통 대입 수능시험이 끝나면 합격발원기도회를 여는데 수험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자는 뜻에서다.

또한 용산 참사, 4대강 공사, 뉴타운 개발 등 개발 사업에 대한 불교적 대안도 모색하고, 정리해고 노동자와 가족을 위한 치유 센터, 차별과 불이익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을 돕는 '이주 노동자를 위한 자비실천센터'도 세울 계획이다.

불교계의 자정 활동과 함께 개혁 방안도 제시할 방침이다. 이 교수는 "주지 선거에 스님당 500만원씩 돈을 쓴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금권선거가 판치고, 시줏돈을 마음대로 쓰고, 내연의 처까지 두는 등 계율을 지키지 않는 스님들이 있다"며 조속히 개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지난 8월 조계종이 발표한 '아쇼카 종교평화 선언'에 버금가는 '평화롭고 정의로운 불자의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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