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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남자 목소리 콤플렉스? 그것도 '성형' 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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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남자 목소리 콤플렉스? 그것도 '성형' 된대요

입력
2011.11.03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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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사람들 눈이 휘둥그래졌다. 외모는 분명 여자인데, 목소리는 남자였다. 지난달 24일 KBS 2TV 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한 여대생의 굵고 걸걸한 목소리는 방송 이후에도 계속 화제를 모았다.

원치 않는 목소리. 듣고 지나치는 남들은 무슨 큰 병도 아니니 괜찮다며 위로해도 정작 본인은 너무 괴롭고 위축된다. TV 속 여대생도 목소리 때문에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견뎌야만 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반대로 목소리가 여자 같거나 아이 같거나 떨려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이 의외로 적지 않다. 그 콤플렉스, 얼마든지 떨쳐버릴 수 있다.

수술로 성대를 짧고 작게

남자와 여자 목소리의 가장 큰 차이는 높낮이(주파수)다. 남자 목소리 주파수는 대략 100~150Hz, 여자는 200~250Hz다. 목소리의 주파수는 발성기관인 성대의 길이와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남자의 성대 길이는 평균 2.0~2.3cm, 여자는 1.5~1.8cm로 일반적으로 남자 성대가 여자보다 길고 크다.

목소리가 지나치게 낮은 가장 흔한 이유로 성대변형을 들 수 있다.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성대가 길고 크게 생긴 것이다. 수술로 성대의 모양이나 크기를 여성에 맞게 바꿔주면(성대단축술)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성대 윗부분을 당겨서 묶어 전체적인 성대 길이를 줄이는 방법(전유합후진술)도 있다.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원장은 "시술 전 음성검진으로 높이고자 하는 목소리 톤을 결정한 다음 그에 맞게 성대 길이를 조절하면 된다"며 "시술 후 목소리 주파수가 평균 74.2Hz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단 수술 후 상처가 아무는 두 달 남짓 동안은 무리하게 목소리를 내선 안 된다. 음성재활과정을 통해 바뀐 성대 모양에 맞는 발성법도 익혀야 한다.

반대로 목소리가 너무 높아 콤플렉스인 경우는 수술로 해결이 어렵다. 성대를 인위적으로 키우거나 늘리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보통 보톡스를 이용한다. 성대와 후두에 있는 목소리 관련 근육은 50여가지. 그 중 고음을 내는 근육만 골라 보톡스를 주사해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이다.

성인이 아기처럼 여리고 높은 목소리를 내는 변성발성장애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변성발성장애는 사춘기를 지나면서 성대의 크기나 구조는 어른으로 발달하는데, 목소리를 조절하는 성대의 기능은 제자리걸음인 상태다. 원인은 비정상적인 발성 습관 때문인 경우가 많다.

굳은살과 혹이 목소리 바꿔

영화 '카사블랑카'로 유명한 1940년대 할리우드 스타 험프리 보가트는 낮고 촉촉한 목소리가 매력적이었다. 그의 부인인 배우 로렌 베이콜도 낮고 독특한 음색으로 인기를 모았다. 당시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선 보가트-베이콜 부부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게 유행이었다. 그런데 그 뒤 많은 청소년들이 높은 목소리를 잘 내지 못하고 말할 때 목이 아프고 쉰 목소리가 나는 증상(음성피로현상)을 겪었다고 한다. 남의 목소리를 무리하게 따라 해 생기는 이 같은 발성장애를 이비인후과에선 보가트-베이콜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자기 성대에 맞지 않는 남의 목소리를 지나치게 흉내 내다 보면 성대에 굳은살(성대결절)이나 물혹(성대폴립)이 생길 수 있다. 성대 점막이 두꺼워지면서 염증이 생겨 굳은살이 되면 성대 표면이 울퉁불퉁해져 공기가 새는 듯한 소리가 난다. 이 같은 성대결절은 목소리를 많이 쓰는 교사나 가수 등이 흔히 걸리는 음성질환이기도 하다.

성대 안쪽 모세혈관이 망가져 물혹이 생기는 성대폴립일 땐 성대가 제대로 떨리지 못해 거칠고 쉰 목소리가 난다. 보가트-베이콜 증후군이나 성대결절 등은 꾸준한 음성훈련이나 호흡 조절로 호전될 수 있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음성질환은 단순한 몇 가지 요인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잘못된 습관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며 "과도한 발성을 줄이고 문제가 되는 발성법을 교정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성대 근육에 보톡스 주사

긴장하면 누구나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목소리가 떨리는 경험을 한다.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자극해 성대 근육이 계속해서 오그라들었다 이완됐다(연축)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목소리 떨림이 보통 때도 지속되는 사람이 있다. 이런 경우는 성대나 후두에 연결돼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신경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연축성발성장애다. 말을 이어가기가 힘들고, 목소리를 높이면 더 떨려서 마치 염소가 우는 듯한 소리가 난다. 면접이나 발표 같은 긴장상황에선 더욱 심해져 의사소통이 곤란해지기까지 한다.

연축성발성장애는 연축이 일어나는 근육의 위치를 확인해 보톡스를 주사하면 나아질 수 있다. 미세한 부위에 소량을 정확히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변성발성장애나 연축성발성장애 같은 음성질환 치료에 쓰이는 보톡스는 미용 치료에서 쓰는 양보다 훨씬 적다. 하지만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증상의 정도나 주입 용량에 따라 1~6개월 간격으로 효과가 지속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 좋은 목소리 만드는 생활습관 다섯 가지

사람의 목소리는 성대 근육을 움직이는 습관이 오랫동안 굳어져 형성된다. 때문에 하루 아침에 목소리를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목소리를 갖고 싶다면 발성 습관을 하나씩 차근차근 바꿔야 한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이 좋은 목소리를 갖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팁을 5가지 알려줬다.

■좋은 자세와 표정을 유지한다

폐에서 올라오는 공기가 식도를 따라 성대에 정확히 다다를 수 있게 허리부터 목까지 상체를 곧게 편다. 성악가가 노래할 때 곧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표정이 밝게 살아있다는 건 얼굴 근육이 발달해 정확한 발음을 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성대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일부러 헛기침을 하거나 지나치게 고음을 내거나 목소리를 너무 오래 쓰면 성대에 무리가 간다. 성대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려면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인다.

■야식과 다이어트는 피한다

야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무리한 다이어트로 구토를 하면 위산이 역류해 식도로 올라오면서 후두 아래쪽에 있는 성대에 염증을 일으킨다.

■또박또박 말하는 훈련을 한다

말할 때마다 호흡을 충분히 하고 발음을 또박또박 정확히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책이나 신문을 소리 내 읽는 연습을 매일 10~20분씩 하거나 숨을 코로 깊게 들이마시고 입으로 뱉는 복식호흡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한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성대는 더욱 긴장하며 떨리는 소리를 낼 수 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편안한 상태로 유지하는 게 좋은 목소리를 내는 기본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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