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암 발병률이 커진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발표를 반박하는 주장이 또 제기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진은 지난달 20일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된 논문에서 성인 35만8,403명을 조사한 결과 휴대전화 사용이 암 발병률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990~2007년 중 휴대전화를 13년 이상 사용한 사람을 분석했더니 암 환자가 1만729명이었으며 이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암 발병률과 비슷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단과대학 형태의 독립 의대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노벨 생리학의학상 선정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 결과는 지난 6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휴대전화 사용이 뇌암을 일으킬 수 있다며 휴대전화를 암 유발 물질 '2B' 등급으로 분류한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2B는 IARC가 분류하는 암 유발 물질 가운데 세 번째로 위험한 등급이다. IARC는 휴대전화의 전자파와 자기장이 뇌, 중추신경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뇌종양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카롤린스카 연구소 안데르스 알봄 교수는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오래 상용한 사람 수만 명을 분석했지만 그런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휴대전화 사용이 암과 크게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양대병원 김윤신 교수는 "휴대전화의 보급 기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암 발병률과 관련해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며 "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린이를 포함해 폭넓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70%인 50억 명으로 추산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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