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미국인 아서 패터슨(32)의 송환 절차가 미국에서 시작됐다.
미국 연방법원 캘리포니아 중앙지방형사법원은 2일(현지시간) 한국 송환을 청구한 검사와, 패터슨 및 그의 변호인을 법정으로 불러 예비 청문을 개최했다. 이날 예비 청문은 판사가 연방정부의 송환 요구 이유와 패터슨의 무죄 주장을 듣고 향후 재판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고인 연방검찰 캘리포니아 중앙지검 앤드루 브라운 검사는 "패터슨이 범인이라는 증거가 많다"며 "그를 반드시 한국으로 보내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패터슨의 변호사 데이지 바이그레이브는 "패터슨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으며 합법적으로 한국을 떠나 미국에 온 뒤 숨지 않고 떳떳하게 지내왔다"고 맞섰다. 바이그레이브 변호사는 또 패터슨의 무죄를 입증하려면 한국 검찰이 애초 살인죄로 기소했던 에드워드 리의 재판 기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터슨의 송환 재판은 이날 열린 예비 청문에 이어 양측의 증거 자료 제출 및 검토, 청문 등으로 진행되는데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판사가 송환을 결정해도 패터슨이 항소하면 2심을 거쳐야 하는데 2심에만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판사는 이날 증거 자료 제출 기일을 내년 1월 17일로 결정했다.
패터슨은 주한미군 군속의 아들로 1997년 4월 이태원의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당시 23세의 대학생 조중필씨를 흉기로 살해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증거인멸 등 혐의에 대해서만 1년6월형을 받고 복역 후 출국했다. 그는 한국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5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연방검찰에 체포돼 구속 수감 중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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