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일 우주 도킹 실험에 성공한 것을 두고 서방은 중국의 의도에 주목했다. 이날 프랑스 칸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막하는 것에 맞춰, 중국이 G2의 위상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도킹 실험을 했다는 것이다.
우주는 지난 50년 동안 미국과 러시아(구소련) 양자가 경쟁해온 공간이었다. 두 나라는 중국의 추격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대감이란, 중국을 끌어들여 자금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3자 시대가 된 우주 공간에서 1960년대와 같은 우주개발경쟁이 반복될 가능성은 적다. 무엇보다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가 중국만큼 우주개발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제난을 이유로 7월 우주왕복선 사업을 접었고 러시아는 제3국 인공위성 서비스, 민간인 우주여행과 같은 상업적 우주로켓 발사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 러시아와 우주기술 격차를 좁혀 실질적 경쟁자가 되는데도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미 40년 전에 우주 도킹에 성공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현재 중국과는 차원이 다른, 화성 탐사 경쟁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화성의 달 포보스의 토양을 채취해오는 탐사선을 8일 발사한다. 1996년 화성 탐사선 발사 사고 이후 중단했던 행성간 탐사 계획을 재개하는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25일 우주로봇 큐리어시티(Curiosity)를 탑재한 우주선을 화성에 보낸다.
미국과 러시아에는 중국의 우주개발 진입을 ‘물주의 등장’으로 보는 시각이 없지 않다. 2030년 유인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려는 미국은 1,000억~2,000억달러의 비용 중 일부를 중국이 분담하도록 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과학자문위원 존 홀드렌은 5월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과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게 이르지 않으며, 비용 분담은 미국에게 분명한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우주 개발에 적극적인 또 다른 나라는 일본이다. 1975년 이래 지금까지 인공위성 50기 가량을 쏘아 올렸으며 2020년에는 독자적인 유인 우주비행선을 개발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에게 있어 자금력을 지닌 최적의 파트너가 현재로서는 중국 밖에 없다. 경제잡지 포브스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우주개발의 시기가 더 늦어질 것”이라며 양국의 협력에 기대감을 보였다. 다만 미 의회가 NASA가 중국과 과학공동연구를 일절 못하도록 묶어 놓는 등 미국의 정치권이 중국의 우주 개발 추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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