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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HTC 스마트폰 약진… 세계 3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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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HTC 스마트폰 약진… 세계 3위 노린다

입력
2011.11.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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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스마트폰 업체 HTC는 국내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에 치여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다르다. 올해 2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아닌 HTC였다. 애플이 가장 먼저 특허소송을 제기한 상대도 삼성전자가 아닌 HTC였다. 그만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로 꼽힌다.

2일 발표한 3분기 실적만 봐도 놀랍다. HTC는 3분기에 우리 돈으로 매출 5조381억원, 순이익 6,938억원을 기록했다. 벌써 6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또 3분기에만 스마트폰을 1,320만대 판매해 '블랙베리'로 유명한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ㆍ일명 '림')을 제치고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지금 추세라면 하락세로 접어든 노키아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의 확고한 '넘버 2'자리를 굳히고 있는 셈이다.

HTC는 스마트폰만 만드는 회사다. 일반 휴대폰은 생산하지 않는다. 대만 국립해양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피터 쵸우(사진) 사장이 미국 컴퓨터업체 DEC를 그만두고 1997년에 세어 왕 회장과 공동으로 설립했다.

출발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업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스마트폰을 만들어 준 것이 기술력을 쌓는 바탕이 됐고, 2006년부터 자체 상표제품을 만들었다. 최초의 구글 스마트폰으로 꼽히는 '넥서스원'을 만들며 인기를 끈 HTC는 지난해부터 OEM을 완전 중단했다.

HTC의 강점은 전천후 플레이어란 점이다. 운용체계(OS)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주로 탑재하지만, MS의 윈도폰 OS를 적용한 스마트폰도 만든다. 삼성전자처럼 '멀티OS'전략인 셈이다. 통신기술변화에 워낙 발 빠르게 대응해,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나 LG전자보다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용 스마트폰을 먼저 출시했다. 그만큼 제품 종류도 다양하다.

대만 북서부 타오위안시에 위치한 HTC 본사에는 전 직원의 30%인 3,000명의 개발자가 제품개발에 투입된다. 이 가운데 1,000명은 아시아 각국 및 유럽 등지에서 온 '외인부대'다. 피터 쵸우 사장은 "전세계 개발자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세계의 문화와 기술이 하나로 섞여 있다"며 "덕분에 전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계는 자체OS가 없다는 점. 삼성전자는 멀티OS 전략 속에서도 자체OS '바다'를 함께 육성하고 있지만 HTC는 100% 외부OS에 의존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김록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RIM처럼 시장에서 외면 받는 OS를 고집하다가 꺾어지는 것보다는 낫다"며 "몰락하는 RIM의 시장을 HTC가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론 삼성전자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HTC 앞에 놓인 발등의 불은 다음달 6일 예정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결. 애플이 특허침해를 이유로 제기한 수입금지 소송인데, HTC가 패소하면 미국에서 더 이상 제품을 팔 수 없고 미국시장을 잃으면 HTC는 설 땅이 없어진다. 구글은 물론 미국이동통신사인 T모바일까지 나서 HTC를 밀어주고 있지만, 분위기는 애플 쪽으로 기운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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