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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비행기로 만든 실습실서… 취업 '고공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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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비행기로 만든 실습실서… 취업 '고공비행'

입력
2011.11.0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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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산동 경인여자대학 항공실습실. 이 학교 항공관광과 재학생 30여명이 수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교실 2개 크기의 실습실에는 68개의 비즈니스ㆍ이코노미 기내석을 비롯해 승무원들이 기내식 서비스를 준비하는 갤리(Galley), 비상문,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보잉 747 항공기 옮겨 놓은 듯 똑같이 꾸며져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실습실이 폐항공기의 자재들을 뜯어다 옮겨놓거나, 항공사 협찬을 받아 저비용으로 알차게 꾸몄다는 점이다. 실제로 비즈니스석 등 의자와 바닥 카펫은 국내 모 항공사로부터 협찬 받았고, 선반과 창문 등 외벽은 미국 모 항공사의 못쓰는 비행기에서 뜯어 왔다. 그렇게 총 1억5,000여 만원을 들여 지난달 말 완성했다.

겉 모습뿐만이 아니다. 비상시 사용하는 구명조끼, 좁은 기내에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특수 고안된 서빙 트레이, 승객 담요와 취침 배게 등 기내 용품들까지 항공기 것과 똑 같다.

수강생 양태정(21)씨는 "항공 실습실 설치 이후 수업 집중도와 참여도 등이 훨씬 높아졌다"며 "승무원과 승객 역할을 동시에 함으로써 서로의 입장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게 실습실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항공관광과 이미지 메이킹 과목(2학점) 수강생이라고 해서 이 실습실에 무조건 입실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교실에 들어오기 전 머리를 틀어 올리고 기초 화장을 해야 한다. 머플러와 구두 등 승무원으로써의 옷 매무새도 갖춰야 한다.

실습실에선 기본 워킹 자세도 바로 잡을 수 있다. 비행실습실 옆에 20여m 길이의 워킹실이 마련돼 있는데 사방에 거울과 비디오 카메라가 배치돼 자신의 걸음걸이를 확인할 수 있다.

수업은 승객들을 맞이하는 법, 이ㆍ착륙 시 승객 유도 요령, 기내식 서비스 예절, 비상대피 요령, 구급법 등 비행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가르친다.

학교 측이 실습실을 만든 것은 항공관광과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진 덕도 있다. 최근 수시에서 항공관광과는 31대 1로 학내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항공사 취업률이 20%(지상 사무직 포함)에 육박했다.

김정하 학과장은 "학생들이 30분 먼저 와 수업 준비를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며 "승무원 출신의 교수ㆍ강사들을 대거 영입해 서비스 실습뿐만 아니라 승무원으로써의 마음가짐까지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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