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고주협회가 개연성 없이 자극적인 설정과 표현을 남발하는 이른바 '막장드라마'에 대해 광고 집행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광고주협회는 2일 지상파 방송 3사와 출범을 앞둔 종합편성채널 4개사에 대해 '막장 드라마' 제작 자제를 요청하면서 광고 집행에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잣대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들과 협력해 드라마 광고 집행에 있어 시청률 이외의 잣대를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자극적이고 작위적인 막장 요소로 단기적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드라마는 시민단체 등과 협조해 제작을 견제하고 드라마 선제작 시스템 정착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협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드라마 내용이 기업 및 광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막장드라마'에 광고할 경우 해당 기업과 그 브랜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김봉현 동국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학생과 주부 125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에서 드라마 내용이 부정적일 경우 후속 광고와 해당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도 동시에 커졌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지상파 3사에서 방송한 드라마 29편을 모니터링해 MBC '반짝반짝 빛나는'과 '미스 리플리', SBS '미쓰아줌마' '신기생뎐', KBS2 '사랑을 믿어요' 등 5편을 최악의 막장 드라마로 선정해 1일 발표했다.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방송사들이 시청자들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선정성, 폭력성, 비윤리성, 비현실성, 현실 왜곡 등으로 얼룩진 드라마들을 시간과 장르에 상관없이 무차별 방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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