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와 협상 중인 한진중공업이 돌연 생산직 직원에 대한 유급휴직 방침을 내려 분규 사태의 또 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2일 생산직 669명 중 260여명에 대해 유급 순환휴직을 14일쯤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추가 수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특수선 인력 150여명을 제외한 전 인원을 휴직 대상자로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2008년 9월 이후 한 건도 수주를 못한데다 현재 상선 부문에서 남은 물량도 이달 인도되는 탱커선 두 척뿐이어서 다음달부터는 물량이 없다"며 "이미 200여명의 생산직 조합원은 일이 없어 수개월째 교육만 받고 있는 실정이라 유급 순환 휴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측은 "이번 유급휴직 방안은 회사 생존을 위한 자구책일 뿐 진행 중인 정리해고 협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단 노조 측은 신중한 입장이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관계자는 "휴직 인원 및 시기 등 구체적인 사안이 통보되지 않아 통보되는 대로 검토 후 사측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 문제가 현재 진행중인 협상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노조원은 "회사가 유급휴직 카드를 꺼 낸 것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압박용 아니냐"며 "필리핀 수빅조선소에는 내년까지 물량을 쌓아두고 영도조선소에 일감이 없다고 하는 건 경영진이 무능하기 때문인데 직원들의 희생만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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