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은 후부터 그리스를 동경해왔다. 그리스는 신들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신화 속의 신들은 올림포스산의 궁전에 살았다. 올림포스산은 실제로도 존재하는 산이다. 마케도니아 북동부와 테살리아의 경계에 솟아있는 해발 2,917m의, 그리스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그 산에 있었다는 신의 궁정에는 12신이 살았다.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데메테르, 아테나, 아폴로, 아르테미스, 헤르메스, 디오니소스, 아레스, 아프로디테, 헤파이토스가 그 신들이다. 신들의 왕은 제우스다. 헤라는 제우스의 아내이며 여신 중에서 최고의 여신이었다. 신들의 나라 그리스는 풍요로운 땅이었다.
그리스의 풍요가 유럽문화의 원류인 헬레니즘을 낳았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의 그리스는 세계의 독자를 꿈꾸게 하지만 21세기의 그리스는 세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국가가 되고 말았다.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위기로 세계 경제를 흔들어 놓았던 그리스가 이번에는 해결책으로 나온 유럽연합, 국제통화기금, 유럽중앙은행의 2차 구제금융 수용 여부를 두고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해서 또다시 세계를 흔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그리스가 국민투표로 구제 금융을 거부한다면 유럽경제는 혼돈에 빠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들의 나라 그리스가 국제 빚쟁이였다는 이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아우성치는 그리스를 두고 12신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